전당대회 앞두고 '친윤' 교통정리 본격화…변수는 나경원
[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 사이에 구도 변화가 있었죠. 어제(5일) 저희가 속보로 짚었던 내용인데,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지금 김기현 의원이 탄력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친윤' 그룹이 어느 정도 교통정리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국회상황실에서 전하겠습니다.
[기자]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여론과 우려를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어제 갑자기 출마를 하지 않겠다, 선언했습니다. 친윤 당권주자 간에 교통정리가 시작된 건데요. 장제원 의원의 지원사격에 힘입은 김기현 의원, '김장연대'와 'MB의 독려'에 이은 유리해진 상황. 오늘 국회상황실 < 친윤 교통정리 본격화…힘 실리는 김기현, 최대 변수 된 나경원 > 시작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희생적 결단이 당의 단합을 도모하는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권 의원의 불출마에 김기현 의원, 반가운 소식이란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경쟁자가 하나 줄은 것도 다행인데, 더욱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 권 의원이기 때문입니다. 야권에선 권 의원의 불출마, 윤 대통령이 전화한 거 아니냐, 관측이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권성동 의원 불출마 선언한 거 이거 행간이 뭐라고 보세요?} 일단은 제가 볼 때 대통령 전화를 받았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친윤 소위 윤핵관 중에서도 형님급에 속합니다.]
정말 윤 대통령이 움직였을까. 저희 대통령실 출입기자에게 물어보니,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전화 여부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는 않는다고 하는데요. 권성동 의원은 부인했고, 장제원 의원도 윤 대통령이 직접 움직이진 않았을거란 취지로 답했죠.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고요. 제가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겁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겠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권 의원,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0% 응답률을 보이며 굴욕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당 대표에 출마한다 해도, 당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통화를 좀 해봤는데요. 판세를 읽은 권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며 몸집을 불린 뒤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외치며 명분 있게 퇴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권 의원으로서도 당 대표로 출마하면 내야 하는 억대의 기탁금도 굳고 몸은 불렸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총선 승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냐, 동기화.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서로 뜻이 통하는 당이 돼야 된다. 자기 욕심에 빠져서 선당후사를 하지 않고…]
덕분에 친윤이 확실히 밀어주는 인물로 굳어진 김기현 의원. 배현진 의원 지역구인 송파을 신년 인사회에 당내 최대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 의원 3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홀로 마이크를 잡고 강연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다른 당권주자도 참석했지만 마이크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의원들, '만세'도 불렀습니다. 그런데 친윤, 윤핵관, 윤심팔이, 이런 행보에 자중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정현/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한때 이제 박근혜의 남자라고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셨는데 지금 이제 친윤, 윤핵관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잘하고 있습니까?} 차이가 있어요. 윤핵관이란 것하고 과거에 뭐 복심이네 뭐 이런 것하고 차이가 있습니다. 대통령을 가까이 있게 모신 사람이 '나 이렇게 힘 있고, 나 대통령을 가깝다'는 걸 드러낸다는 것은 대통령을 곤욕스럽게 하는 겁니다.]
특히 윤 대통령과 함께 '밥 먹은 사이'를 강조하며 자신을 윤심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그만 좀 하자는 겁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식사 횟수 가지고 이게 어떻다라고 말하는 거는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고요. 그러면 식사 3번 한, 4번 한 사람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분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관저에서 식사한 걸로 윤심을 파고 이런 건 전혀 아니라는 말씀이시지요?} 그건 아니죠.]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했는데, 이보다 앞서 장제원 권성동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 최측근들과 부부동반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죠. 그 뒤 김기현 의원과 독대 만찬을 갖고, 12월에도 부부동반 만찬을 해서 일약, 김 의원은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대통령과 두 번이나 밥 먹은 사이'가 됐습니다. 그럼, 윤심은 두 번 밥 먹은 김 의원에게 있는 걸까요? 그런데 윤 대통령 내외, 이번엔 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부부를 초대했다고 하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처음에는 이제 대통령님께서 오셔가지고 한번 만찬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고 가셨고요.]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여의도 정치를 내가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고 했죠. '밥 먹는 사이'를 강조하고, 친윤이 교통정리 하는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심이 대체 뭐냐' '윤심은 없다'는 말도 함께 나옵니다. 대통령의 식사는 당연한 정치 행위라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늘 새롭게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출처 :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음성대역) :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
나 부위원장, 전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선두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보다는 당심을 얻고 있죠. 오늘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유 전 의원은 전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33.8%로 나 부위원장 15.9%를 큰 표 차로 누르며 1위였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나 부위원장은 30.5%, 유 전 의원 8.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다른 여론조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는데요. 하지만 당 대표 출마,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고심 중이실 텐데 저는 정치는 좀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나경원 대표가 4선의 여성 국회의원을 지내신 분이에요. 그리고 우리 여성 또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고 그래서 저는 정치인으로서 유의미한 일에 조금 더 많은 집중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저는 개인적으로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직에 임명된 나 부위원장, 애시당초 당 대표에 생각이 있었으면 부위원장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커다란 국정 의제를 수행하기로 했으면 책임을 다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나 부위원장은 자신이 맡고 있는 저출산, 기후 대책 등 이슈는 당 대표가 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출처 :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음성대역) : 그 자리라는 게 한마디로 부처 간의 협업과 조율을 하는 컨트롤 타워인데 출마하게 되면 당연히 사의를 표명해야 할 것니다. 제 말씀은 그 두 가지 어젠다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당대표라는 자리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 부위원장은 저출산 대책으로 자녀를 출산할 경우 주택 대출 원금을 일정 부분 탕감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어제 밝혔죠. 본격적인 당 대표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 오늘 대통령실에서 입장이 나왔습니다. 나 부위원장의 개인 의견이고, 오히려 윤정부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당권주자들의 당심 잡기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출마론으로 의견 일치를 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 안철수 의원은 서울지역 당원협의회에서 당원 간담회를 갖는다고 하고, 다음 주에는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설 연휴 전에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하는데, 전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선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죠. 윤 대통령 내외의 관저 초청 소식에도, 마이크 기회를 잡지 못한 안 의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다음 당대표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제가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유는 오직 대선후보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탄생시킨 이 정부를 성공시키고자 하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입니다.]
윤상현 의원은 어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당권 출정식을 진행했는데, 오늘은 부산 지역구 의원들의 사무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박정희 정신을 일깨우고 상기시키면서 혁파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힘에게 새로운 DNA를 투입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출마 선언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낙동강 전선을 거기서 지켜내는 게 박정희 정신인지 아니면은 수도권으로 진격하는 것이 박정희 정신인지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까, 여러분!]
지난번 홍준표 대구시장, 당권주자들을 맹구 같다고 일갈했었는데요. 듬직한 당 대표감이 없다고 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까지 출마한다고 하는데, 공천을 망친 책임 있는 인물이란 지적이었죠.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 초재선으로 채워지고 중진들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것 등을 겨냥한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음성대역) : 요즘 당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참 걱정스럽습니다. 당과 나라가 잘 되어야 대구시도 발전합니다. 자기 분수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는 사람들로 당대표 선거가 혼탁해질까 걱정이 많습니다.]
야권에서는 '슬픈 어릿광대 같다'는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이 당권 주자로 과연 과반의석을 획득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당권주자들 좀 어릿광대와 같은, 슬픈 어릿광대 같이 느껴집니다. 과연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나와 있는 당권주자들로 내년 총선을 치를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나와 있는 그 당권주자들을 가지고 과연 과반 의석을 획득할 수 있을까요? 저는 힘들다고 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친윤' 교통정리 속 나경원 "출마 마음 굳혀가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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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지지층 지지율 나경원 30.7%·김기현 18.8%·유승민 14.6%ㅣ한길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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