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트랙터가 받은 CES 최우수 혁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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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다.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할 때는 가전제품 위주로 전시했지만 2014년부터 자동차, 2019년부터 농업용 트랙터가 각각 전시되기 시작했다.
논이나 밭을 가는 트랙터가 가전전시회에서 최우수 혁신상을 받은 것이다.
바야흐로 트랙터가 가전전시회에 포함되고 최우수 혁신상까지 받는 빅블러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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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다.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할 때는 가전제품 위주로 전시했지만 2014년부터 자동차, 2019년부터 농업용 트랙터가 각각 전시되기 시작했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진 빅블러 시대임을 보여 주는 사례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열리지 못한 CES가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 규모로 크게 열렸다. 미국에서 팬데믹 이후 열리는 가장 큰 오프라인 전시회다. CES 2023 전시와 기조연설의 핵심은 '기술 혁신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과 지속 가능성'이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농기계 업체 존디어(John Deere)의 최고경영자(CEO) 존 메이(John May)를 기조연설자로 초대했다. 농기계 기업 관계자가 CES 기조연설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디어는 1837년에 설립된 전통의 농기계 업체로, 최근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는 그야말로 자율주행로봇이기 때문에 운전자 없이 24시간 농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위성항법장치(GPS)·카메라·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작동하며, 기계를 구매하기 어려운 농장주에게는 구독 형태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메이 CEO는 연설에서 “기술과 혁신이 농업과 세계 식량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 CEO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 100억명 증가가 전망되지만 식량을 생산할 토지와 노동력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자율주행 기술을 널리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도심 주행과 달리 농장에서의 자율주행은 변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구현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농업 분야를 자율주행 샌드박스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ES에 전시된 제품 가운데 뛰어난 것을 골라 '최우수 혁신상'을 준다. 올해는 28개 분야에 걸쳐 총 2100개 이상의 제품이 출품돼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499점이 혁신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로봇 분야가 계속 강세를 띠는 가운데 자율주행과 결합한 배달 로봇, 공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외골격 로봇 등이 혁신상을 휩쓸었다.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생활상을 크게 바꿀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존디어도 자율주행 트랙터로 로봇 분야 최우수 혁신상을 받았다. 논이나 밭을 가는 트랙터가 가전전시회에서 최우수 혁신상을 받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농업을 '스마트농업'이라고 정의했다.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생태계 파괴, 인구 변화, 소비자 기호 대응 등 농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정밀화·무인화 기술을 사용하는 농업이다. 지난해 161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스마트농업 시장은 연평균 10%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존디어·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선진국 거대 농업기업, 첨단기술 기업이 인수합병(M&A) 및 협업을 통해 기술 발전과 시장 확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도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현장 활용과 민간 중심 기술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의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청년 농업인이 부족하고 고령화된 농촌이 지속할 수 있으려면 스마트농업만이 대안이다.
바야흐로 트랙터가 가전전시회에 포함되고 최우수 혁신상까지 받는 빅블러 시대다. 세계적 흐름에 맞춰 애그테크(Agriculture+Technology), 푸드테크(Food+Technology), 스마트농업의 발전을 응원하고 지원할 때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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