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中心에···韓 유통·패션기업도 "동남아로 가자"
마트·호텔·백화점 등 공격적 투자
선진시스템 앞세워 말레이 등 선점
LF·F&F 등은 고급 브랜드로 유혹
유통 업체들이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영토 개척에 나선 가운데 주요 기업은 불확실성이 큰 중국에서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고 잠재 소비력이 큰 동남아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유럽, 그리고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통 환경 현대화가 덜 이뤄졌다는 점에서 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선진 시스템을 이식하고 빠르게 현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동남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꼽고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그룹 차원에서 백화점·마트·호텔·면세점·물산 등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을 글로벌 거점 기지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2008년 롯데마트·롯데시네마, 2013년 롯데호텔, 2014년 롯데백화점이 차례로 진출해 사업을 펼쳐왔으며 올해는 하노이에 대규모 복합 상업 단지인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인다. 총 사업비 1조 23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쇼핑몰·마트·시네마·아쿠아리움·오피스·호텔·레지던스 등이 들어선다. 현재 롯데마트 15곳,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각각 2곳, 롯데면세점 4곳, 롯데GRS의 롯데리아 등 27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2016년 회사 소유의 성주골프장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로 제공하면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롯데쇼핑(023530)은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백화점 5곳, 마트 110여 곳을 운영했지만 사드 보복과 한한령 등의 여파로 2018년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철수하는 한편 이듬해에는 현지 제과·음료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한때 연 매출 1000억 원을 바라보던 백화점 사업도 지난해 마지막 남았던 청두점을 매각하며 중국 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롯데마트는 사드 사태 이전인 2008년 국내 유통 업체 최초로 호찌민에 ‘남사이공점’을 열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며 지난해 16호 ‘빈점’을 오픈했다. 현지인은 물론 베트남을 찾은 관광객에게도 K푸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면서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대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5% 증가한 84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영업손실’에서 흑자(50억 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 잠재력과 함께 유통시장 근대화에 수반하는 긍정적인 수요가 많다는 점을 진출 매력으로 꼽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가족이 경영하는 개인 상점 등 전통적인 형태가 많아 아직도 이런 방식이 전체 소매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며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선진화한 대형마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패션 기업들의 ‘기회의 땅’으로도 부상했다. 시장 규모는 국내에 비해 작지만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가 탄탄한 내수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LF(093050)는 2017년 하노이에 ‘헤지스’ 매장을 내며 베트남에 진출했는데 현지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매장 수가 7곳까지 늘었다. 첫 번째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지난해 9월에는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현지 프리미엄 남성 패션 시장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F&F(383220)의 MLB가 베트남에 19개의 점포를 두고 있으며 코오롱FnC 자회사 슈퍼트레인의 골프웨어 왁(WAAC)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마트가 2008년 첫 진출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36개의 도매점과 14개의 소매점을 운영하며 현지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신세계(004170)의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형태로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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