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집보러 다녀볼까"···대못 뽑히자 매수문의 늘었다 [S머니]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 방침에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30%↑
매수 심리 회복 시그널 떴지만
실수요자 대출 부담 여전히 높아
"일시적 숨고르기로 봐야" 지배적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7개월여 만에 상승 전환하고 아파트 매매가격 낙폭도 다소 줄어들면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매수심리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압박 요인인 고금리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추가 금리 인상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지금의 반등은 일시적인 숨 고르기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70.2)보다 오른 71.5를 기록, 3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63.1→64.1)을 포함한 수도권(65.0→66.1)과 지방(74.9→76.4)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
아파트값 낙폭도 둔화됐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65%로 전주(-0.76%) 대비 하락 폭을 줄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폭이 전주 대비 축소된 것은 지난해 9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도 전주(-0.74%)보다 0.07포인트 줄어든 -0.67%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이 전주보다 줄어든 것은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5월 다섯째 주(0.01%)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낙폭을 점점 키우다 11월 첫째 주(-0.38%) 이후부터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낙폭을 8주 연속 경신해왔다.
낙폭 둔화는 실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지난해 9월 21억 4000만 원(13층), 10월 19억 9000만 원(2층)에 손바뀜돼 한 달 새 1억 5000만 원이 하락했다. 하지만 12월 들어서는 동일 면적이 18억 5000만 원(4층)에 거래된 뒤 28일 18억 2000만 원(8층)에 거래되며 3000만 원 하락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이 반등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달 5일부터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 다주택자도 집값의 60%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2주택자의 경우 취득세 중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국토부는 최대 10년이었던 수도권 전매제한도 완화해 규제지역은 3년, 수도권 과밀억제구역은 1년으로 기간을 줄이고 2~5년의 실거주 의무도 함께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 속에 급급매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30건으로 10월(558건)보다 30.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신고 건수는 6일 현재 558건으로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전월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데드 캣 바운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것처럼 부동산 매수심리와 거래량 증가도 일시적 숨 고르기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빠른 속도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집주인들이 눈에 띄게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도 “올 1분기 안에 매수자 우위 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바뀌거나 집값이 반등하는 등의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그 이유로 “규제지역은 풀렸으나 전매제한 등 법령을 바꿔야 하는 부분도 남아 있어 제도가 현실화되는 시점을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 규제도 규제지만 고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며 “매수자들은 금리 고점이 언제인지,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는지 등 여러 요인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인 만큼 매매수급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매수세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매도세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도 있어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김윤동 개포참좋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둔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를 찾는 손님이 이번 주에만 6명 이상 다녀갔다"면서도 “일정 금액 이상 떨어지면 매수하겠다는 예약 문의가 대부분으로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내리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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