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옥석가리기 … 배당·백신테마 빛났다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3. 1.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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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장 139종 성적표보니
수익 낸 주식형 5종 그쳐
코스피 15% 떨어지는 동안
HANARO백신 8.6% 수익률
고배당기업 30곳 집중 투자
MKF배당귀족, 급락장서 수익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과 순자산이 매년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품이 많아지는 만큼 투자에 나설 때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년 사이 ETF 상품 총 139종이 상장된 지난해에는 꾸준히 이익을 내고 적극적으로 배당을 한 기업을 담은 상품의 수익률이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ETF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주식형 ETF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10% 넘게 하락한 ETF도 36종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코스피 25%, 미국 S&P500지수가 20% 폭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증시가 부진을 보였던 영향이 컸다. 급락장 와중에도 주식을 담은 테마형 ETF 상품 가운데 단 5종만이 상장 직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 백신치료제MSCI ETF가 대표적이다. 작년 6월 상장한 후 코스피가 이달 3일까지 15.5% 하락하는 동안 해당 상품은 수익률 8.6%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머크·화이자·모더나 등 다국적 제약·헬스케어 회사들을 편입한다. 바이러스 치료제나 임상시험 관련 매출이 높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담는 것이 특징이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의약품 등의 소비가 이어지면서 장기 성장할 수 있는 테마로 꼽힌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헬스케어 기업을 편입한 펀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방어주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서는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작년 10월 상장한 TIGER MKF배당귀족 ETF는 수익률 2%를 올렸다. 이 기간 코스피는 1.4% 떨어졌다. MKF배당귀족 ETF는 높은 수익을 토대로 장기간 배당을 늘릴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10년 연속 주당 배당금을 확대하거나 유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30개 종목을 편입한다. 이날 기준 삼성전기 LG생활건강 키움증권 JB금융지주 등의 비중이 높다. 일례로 삼성전기는 최근 3개월 새 주가가 20%가량 상승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금리 급등 시기에는 현금 흐름이 좋은 종목이 전체 시장은 물론 성장주를 담은 상품보다 성과가 좋았다"며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BNK 주주가치액티브 ETF 역시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고 배당을 확대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데 상장 후 2.3% 오르며 코스피 대비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ETF 가치사슬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상장한 KODEX 미국ETF산업Top10 Indxx ETF는 상장 직후 이달 3일까지 수익률 6.4%를 기록했다. 코스피 대비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을 낸 것이다. 해당 ETF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 ETF 시장을 겨냥해 운용사·지수사업자·거래소 등에 동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ETF 조사기관인 영국의 ETFGI에 따르면 전 세계 ETF 시장은 2020년 말 7조7360억달러(약 9813조원)에서 지난해 말 10조210억달러(약 1경2712조원)로 급증했다. 국내 ETF 시장 또한 2020년 52조원 수준에서 최근 78조원으로 약 2년 새 26조원 늘었다. 지난해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타깃데이트펀드(TDF) ETF도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4월 상장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 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는 미국 기술주 폭락으로 상장 이후 39% 떨어져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주식형이 맥을 추지 못하면서 지난해 11월 상장한 25개 ETF 중 14개가 채권형일 정도로 채권형 ETF 출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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