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방탄' 부담에도 강행 … 與 "이재명 위해 억지로 국회 여나"
李, 10일 檢출석 밝혔지만
다른 혐의 수사 여러 건 남아
與 "불체포특권 남용"
野 "안보·경제위기 점검"
양곡관리법 등 독주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6일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오는 9일부터 1월 임시국회가 열리게 된다.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며 반대해도 단독으로 국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현직 국회의원을 회기 중에 체포 또는 구금하려면 헌법이 정한 면책특권(불체포특권)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불체포특권은 회기 중 국정에 종사하는 의원을 구속하지 말라는 취지인데 구속을 막기 위해 억지로 회기를 만드는 일은 불체포특권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노웅래 의원 '방탄',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임시국회한다는 비판을 피해갈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오는 10일 오전 10시 30분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기로 했지만 방탄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와 관련된 갖가지 혐의에 대한 여러 건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소환 조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뭘 방탄한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당당히 출석해서 입장을 말씀하신다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과 갈지,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임시국회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구속을 위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부결시키는 거야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지만,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까지는 '방탄'으로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소환조사는 피하지 않고 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지난해 12월 28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는 미리 잡아 둔 일정이 있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8월에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는 당시 출석을 거부하고 서면 답변서만 제출한 바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임시국회를 열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박 원내대표는 "작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기는 경제위기로까지 연결되는 상황"이라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 장관을 상대로 최소 2번 이상의 본회의 긴급현안 질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 요구한 대북 규탄 결의안도 국회를 열어야 처리가 가능하다"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경제 부처 주무장관을 불러 현재 직면한 경제위기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일몰된 법안에 대한 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전운임제, 추가연장근로제, 건강보험 국고 지원 관련 법안은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지난해 말 효력이 자동으로 없어졌다. 3+3 정책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있는 정부 조직 개편과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일치 문제도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무리한 방탄국회 대신 현안에 대한 협상 테이블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임기제 기관장 임기 일치와 관련해 3+3 협의체에서 논의 중인 상황인데 민주당은 여전히 시간만 미루고 있다"며 "정권이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자신들이 임명한 59명의 알박기를 그대로 둔 채 임기 일치를 말하는 거 자체가 낯 뜨거운 일"이라고 밝혔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서동철 기자 / 추동훈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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