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주도하고 기소는 피한 KB손보 왜?
들러리 선 보험사만 기소
정황상 '리니언시' 가능성
계열사 동원 알펜시아 입찰
KH, 낙찰 후 리니언시 요청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험 입찰 담합에 들러리로 참여한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공기업인스컨설팅 등 4개사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런데 이 담합을 주도한 KB손해보험은 기소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LH 발주 보험 입찰 담합' 혐의와 관련해 KB손해보험과 공기업인스컨설팅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지만 실제 KB손해보험은 고발하지 않고 공기업인스컨설팅만 고발했다. 이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벌인 검찰은 공정위에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3개 기업에 대한 추가 고발을 요청했고, 지난해 12월 22일 삼성화재 등 4개 업체를 기소하면서도 KB손해보험은 기소하지 못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을 해야만 기소가 가능한 '전속고발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2018년 LH가 발주한 보험 입찰에 대해 담합을 주도하며 다른 보험사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대신 이들에게 이후 지분 일부를 배분했다. 그럼에도 KB손해보험이 고발과 기소를 면한 것과 관련해 리니언시 제도의 원천적 한계가 부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리니언시 제도는 담합행위에 대해 자진 신고하거나 증거 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할 경우 공정위 단계에서 검찰 고발이나, 검찰 단계에서 기소를 면해주는 등 감면을 해주는 제도다. 다만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리니언시 공개 금지 조항을 들어 KB손해보험에 대한 사항을 확인해주지 않고, KB손해보험 측은 해당 리니언시 의혹과 관련해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혐의로 공정위 조사와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 수사를 받고 있는 KH그룹 계열사도 리니언시를 이용하려고 한다. KH강원개발은 지난해 4월께 공정위에 리니언시를 요청했다. KH강원개발은 2021년 5월 강원도가 1조60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알펜시아리조트를 7115억원에 낙찰받았다. 그런데 해당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KH강원개발과 평창리츠(전 KH리츠)로 사실상 모두 KH그룹 계열사인 것으로 드러나 '쪼개기 입찰'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자가 두 곳뿐인데 이 중 실제 낙찰받은 KH강원개발이 혐의를 인정할 테니 고발을 면제해달라며 리니언시를 요청한 것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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