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아들 체포…방화에 총격전까지 쑥대밭 된 도심

<앵커>

전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 멕시코 당국에 전격 체포됐습니다. 마약 조직원들은 도심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차량에 불을 지르면서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멕시코군이 현지시간 어제(5일) 새벽 북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 지역에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군사 작전 끝에 악명 높은 마약왕 '엘차포'의 아들을 체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약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 갱단이 극렬하게 저항하면서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갱단이 공항을 봉쇄하면서 활주로를 달리는 민간 비행기에도 총을 쏴 승객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습니다.

멕시코군에 체포된 엘차포의 아들은 오비디오 구스만으로, 미국에서 종신형을 받고 수감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마약조직을 이끌어왔습니다.

마약밀매와 유통 협의로 붙잡힌 오비디오 구스만은 군사시설로 압송된 뒤 곧바로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멕시코 국방 장관 : 쿨리아칸 북부지역에서 군 병력이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를 위한 지상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이번 체포 작전은 범죄 집단의 역내에서 6개월 동안 감시, 정찰한 결과입니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앞서 2019년에도 멕시코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마약조직 갱단이 도심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여 민간인들이 잇따라 숨지고 교도소 수감자들이 무더기로 탈옥하자, 멕시코 당국은 불필요한 유혈 사태를 막겠다며, 오비디오를 풀어준 바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번 체포 작전이 다음 주에 있을 북미 3국 정상회의를 고려해 나온 전격적인 조치로, 멕시코 당국이 미국에서도 뒤를 쫓았던 오비디오 구스만의 신병을 미국에 넘겨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