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더 나쁠 수 없다"…LG전자 첫 '매출 80兆'에도 울상

장유미 2023. 1.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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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취임 후 연간 첫 성적표 '기대 이하'…작년 4분기 영업익 91% 폭락 '어닝 쇼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0% 넘게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조8천597억원,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1.2% 줄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대에 못 미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15분기만이다.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 [사진=LG전자]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조7천202억원, 영업이익은 4천2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망치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의 부진은 주력 사업 부문의 수요 침체 여파가 주효했다. 특히 TV 시장이 쪼그라든 것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 2020년 2억2천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억1천354만 대, 지난해 2억452만 대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탓에 TV 사업은 지난해 2분기 이래 3분기 연속 적자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TV 사업을 맡은 HE 부문이 2분기 이상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15년(1~2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수기 프리미엄 TV 판매가 둔화됐다"며 "경쟁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를 위한 판매 촉진 비용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 증가했다"고 말했다.

가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탓이다. 또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원재료를 적극 확보했지만,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연말 대형 쇼핑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다 재고가 급증한 것도 영향이 컸다.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11조2천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났다.

이에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다행히 소폭 흑자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앞서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5천16억원)보다 55% 떨어진 2천28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LG전자는 "가전사업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가전수요 감소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며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규모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만년 적자'로 불리던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은 '실적 효자'로 새롭게 급부상했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0억원가량으로, 3분기 연속 흑자다. 이에 따라 전장 사업은 연간 기준 흑자도 2015년(50억원) 이후 7년 만에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완성차 업체의 안정적인 주문 물량 유지, 주요 원재료 관련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고 수익성도 흑자를 유지했다"며 "다만 신규 생산법인 초기 운영비가 늘고 올해 확보된 대규모 신규 수주 물량에 대한 제품 개발비가 늘어난 탓에 4분기 흑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음에도 연간 실적은 사상 첫 매출 80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83조4천695억원, 영업이익은 12.6% 감소한 3조5천472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전사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처리 문제로 한 해 내내 골머리를 앓은 것치고는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성장 동력(모멘텀)이 큰 VS 사업본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봤다.

하지만 올해가 문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체감되기 시작한 IT 제품의 수요 급감이 올해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LG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88조725억원, 영업이익 4조535억원으로 전망됐다.

이에 LG전자는 부진 장기화에 대비하고 나섰다. 경기 악화에 선제 대응하고자 최근 각 사업부문 및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가 참여하는 '워룸' 태스크포스를 조직,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박상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경기는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 TV의 수요는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LG전자의 전망 역시 크게 좋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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