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달러 나이키맨' 김주형 … 첫 대회부터 이글이글
최소 5년간 2000만달러(약 253억7000만원). 김주형(21)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서 받는 것으로 알려진 금액이다.
나이키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김주형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13년 우즈의 경기를 본 뒤 프로골퍼의 꿈을 갖게 된 김주형은 10년 만에 '우상' 우즈와 같은 나이키맨이 됐다.
6일 골프계에 따르면 김주형은 나이키와 연간 400만달러에 최소 5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형과 나이키의 계약 소식은 지난 3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연습 라운드 때 처음 알려졌다. 당시 김주형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이키 모자와 신발 등을 착용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새로운 여정이 기대된다"며 나이키를 태그한 게시물을 올렸다.
아시안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거쳐 PGA 투어에 진출한 김주형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특급 선수다. 한국 선수 중 남자골프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김주형은 우즈보다 빠르게 PGA 투어 다승을 차지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2020년부터 함께한 CJ대한통운과의 계약 기간이 지난해까지였던 만큼 김주형이 올해 어떤 모자를 쓰고 나올지가 골프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궁금증은 2023년 PGA 투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해결됐다. 김주형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이키 로고로 도배한 나이키맨이 됐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나이키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건 김주형이 세 번째다. 김주형에 앞서 최경주(53)와 노승열(32)이 나이키 모자를 쓰고 PGA 투어를 누빈 바 있다. 김주형이 나이키에서 받는 금액은 2005~2009년 나이키 소속 선수였던 최경주와 노승열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에서 연간 약 1억원을 받았던 김주형은 3년 만에 몸값이 50배 가까이 뛰었다. 골프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김주형이 나이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를 스타성에서 찾았다. PGA 투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뛰어난 실력에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김주형이다. 그동안 PGA 투어를 누볐던 한국 선수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며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골프팬들이 열광하는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는 만큼 나이키가 큰 금액을 투자해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프를 포함해 스포츠 선수들 사이에서 나이키 모자를 쓰는 건 엄청난 의미가 있다.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김주형 역시 나이키 군단에 합류한 데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주형은 "나이키 팀의 유일한 아시아 선수여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으로 5년간의 성적에 따라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의 특급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킬로이와 최경주 등 나이키와 재계약한 선수들 대부분이 큰 금액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2017년 나이키와 재계약을 맺은 매킬로이는 연간 1억달러에 계약 기간 10년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계 관계자들은 "김주형의 오른팔 소매를 보면 이전과 달라진 위상을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나이키는 우즈와 매킬로이 등 소속 선수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이키 로고 외에 다른 스폰서의 노출을 웬만해선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주형의 오른팔 소매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 로고(AP)가 여전히 적혀 있다. 이뿐만 아니다. 타이틀리스트와 동행을 이어가게 된 김주형은 조던 스피스(미국)처럼 공과 클럽 계약만을 체결했다.
한 골프용품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 소속 선수 중 나이키 로고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로고를 달고 있는 건 이례적"이라며 "타이틀리스트와의 클럽 계약에서도 김주형의 가치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은 이날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나이키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2개의 이글과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5타를 적어낸 김주형은 욘 람(스페인), 콜린 모리카와(미국) 등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단독 4위에 자리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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