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회사는 왜 CES에 왔을까[CES2023]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의 개막 첫날인 5일(현지시간) 첫번째 기조연설은 세계 1위 농기계업체 ‘디어앤컴퍼니’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존디어’라는 농기계 브랜드로 더 잘 알려진 업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지난해에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인 ‘애보트’의 로버트 포드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면,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존 메이 CEO가 기조연설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존 메이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25년 전에 이 일을 시작할 때만해도 기계가 크고 파워풀할 수록 더 효율적이었지만,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지금은 기계의 크기보다도 기술과 지능,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존 메이 CEO는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기술’을 강조했다. 그는 “농부들은 지금 많은 도전거리에 직면하고 있다”며 “날씨 패턴은 바뀌었고, 시장은 변덕스러우며, 노동력은 부족해지면서 농업이 예상할 수 없는 산업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술을 도입한 건 농부들이 직면한 특정한 문제와 도전,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며 “존 디어는 여러 제조업체 중 하나일 뿐이지만,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선도적인 회사”라고 했다.
실제로 디어앤컴퍼니가 이날 존디어 부스에 전시한 대형 트랙터는 AI를 이용한 ‘완전자율주행 트랙터’다. 도심 한복판에서 일반 자동차로 완전자율주행을 하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한 일이지만,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이 없는 대형 농장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디어앤컴퍼니는 농부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히 조작하는 것만으로 밭갈기, 씨뿌리기, 비료 뿌리기, 제초제 살포 등의 일을 트랙터 혼자 스스로 처리하도록 했다.
완전자율주행 기술만이 아니다. 이 트랙터는 AI 카메라와 고성능GPS 등이 장착돼 작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농장을 다닐 수 있고, 잡초만 골라내 그 위에만 제초제를 살포할 수도 있다. 디어엔컴퍼니는 농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한데 모아 가상 세계에 똑같이 옮겨놓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도입했다. 농부들은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작물을 시뮬레이션한 뒤 어떤 작물을 심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같은 방식을 도입해 농부들이 쓰는 제조체와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작물 생산성을 높였으며 온실가스 발생도 줄였다는 게 존 메이 CEO의 설명이다.
존 메이 CEO는 “실제 목적에 맞는 실제 기술이 적용돼야 실제로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농장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우리 고객들(농민)이 당면한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열쇠’. 그것이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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