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겨울 왔다…그래도 초격차 위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삼성전자가 충격적인 성적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58%와 69% 감소한 것이다. 그야말로 '어닝 쇼크'로 연매출액 첫 300조원 돌파마저 빛이 바랬다.
6조원대 턱걸이가 예상됐던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추락한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메모리 수요가 큰 폭으로 줄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다. 문제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이미 찾아온 반도체 겨울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점이다.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메모리 반도체 낸드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적자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가는 분석한다. 올해 1분기나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09년 1분기 이후 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는 만큼 이번 '어닝 쇼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인 셈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와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D램 가격은 전년 대비 35%, 낸드는 1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시장에서는 감산을 주문하고 있지만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는 불황이라고 멈춰선 안 된다. 투자는 타이밍이다. 자칫 실기하면 영원한 겨울을 맞을 수 있다. 압도적인 차세대 제품을 내놓아야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게 반도체 업의 본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술 투자와 인재 확보가 뉴삼성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해온 것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버팀목인 만큼 정치권도 투자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법안 통과를 서둘러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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