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고향사랑기부 아시나요
"고향과 국민을 잇습니다."
행정안전부가 배포한 '고향사랑기부제' 포스터의 슬로건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의 고향이나 응원하고 싶은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연간 최대 기부액은 500만원.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금액은 16.5% 세액공제된다. 지자체는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특산물 등 답례품을 제공한다. 인구 유출과 재정 악화를 걱정하는 지자체에 고향사랑기부제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부자는 세액공제에 답례품을 받아서 좋고, 지자체는 기부금으로 지역주민의 복리 증진에 이용할 수 있으니 윈윈이다.
이 제도의 원조는 일본의 '고향납세제(후루사토노제)'다. 2008년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도입했는데 2021년 기부 총액이 8320억엔(약 8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안착 비결은 지자체들이 마련한 아이디어 넘치는 다양한 답례품 덕분이었다. 고베시는 와규, 홋카이도 몬베쓰시는 가리비, 후쿠오카현 이즈카시는 철판구이 햄버거 등을 답례품으로 기부자들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 몬베쓰시는 고향세 모금에 성공하기 위해 4년 동안 청정 해안에서 가리비를 양식했을 정도로 과열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부금의 목적을 확실하게 알리고, 지자체가 기부자의 의견을 듣고 교류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국민들에게 아직 생소하다. 국내 지자체들은 홍보를 위해 고향 출신의 유명인들을 '1호 기부자'로 유치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고향 충북 음성군 1호 기부자가 됐다. 고향이 강원도 춘천인 손흥민 선수는 500만원을 기부했고,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은 고향인 광주 북구에 기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자체들은 성패가 답례품에 달렸다고 보고 이색 상품 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다. 지역 특산물뿐 아니라 템플스테이, 한옥 숙박권, 산소 벌초 대행 등 다양한 체험·관광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설을 앞두고 그리운 고향에 대한 애정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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