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의의 쉼표] 중요한 것은 꾸준히 이어가는 마음
어느덧 새해도 한 주가 흘렀습니다. 조금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감염병과 맹추위 속에서 여느 때보다 주위 사람들의 안부를 더 묻게 된 한 주였습니다. 한 해 동안 힘들었던 일은 잠시 잊고 올 한 해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면서 한 주를 보내셨겠지요.
주위를 살피다 보면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겪었던 희로애락의 순간을 떠올리며 새해에는 탈 없이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맘때가 한 해 동안 가장 후회가 많은 시기이면서 동시에 가장 의욕이 넘치는 시기일 겁니다. 올해는 기쁨과 즐거움이 더 많기를 바라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셨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기에 새로운 목표를 이야기합니다. 남녀노소 천차만별이겠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부족했던 점을 목표로 삼고 채우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겁니다. 목표는 관성과의 싸움입니다. 익숙해서 편해진 습관에서 벗어나 불편함을 이겨내야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 매번 시작하는 순간에는 의욕 넘치게 목표를 크게 잡고 성취의 순간을 꿈꾸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레 포기하고 마는 것이겠지요.
새 목표를 정하기 전에 작년 이맘때를 생각해 봤습니다. 어떤 목표를 정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는 목표와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겁니다. 살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는 매번 비슷한 목표를 정하게 되니까요. 한 가지 목표를 365일 꾸준히 지키기에 일상생활은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큽니다. 타인과 감정을 주고받으며 부족함을 찾아가지만, 그 정도가 과해지면 목표는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지지요.
저는 주로 클래식 음악을 담당하며 유능한 연주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르게는 나이가 한 자릿수일 때부터 재능을 발견해 한평생을 한 악기만 연주해온 사람들입니다. 어린 나이에 잘하는 것을 발견한 그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항상 저는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재능을 알게 된 순간을 기억하느냐"고요. 선물받은 삶을 사는 그들에 대한 약간의 질투가 섞였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과정에서 재능을 발견한 순간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예술은 특정한 잣대를 대기 어려운 주관적 영역이기에, 그들은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평생을 갈고닦아야 했겠지요.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들 중에서 새해 목표가 특정 분야에서 1등이 되는 것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룰 수 있을 법한 목표를 정하니까요. 다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이 아닌 지금까지의 자신과 경쟁해 이겨내야겠지요.
제 올해 목표는 제가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을 꾸준히 해보는 겁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만족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목표라는 것은 결국 선을 긋는 일이 아닐까요. 내가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알고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점점 목표치를 높여가는 과정일 겁니다. 새해는 잠시 멈춰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고민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일 겁니다. 삶은 유행처럼 짧게 끝나지 않으니까요.
[박대의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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