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배틀 시즌1 종료 "최악의 밸런스 보여준 테라스탈"

최은상 기자 2023. 1. 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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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9세대 '스칼렛 바이올렛'의 신규 배틀 시스템 '테라스탈'은 포켓몬 간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켰다.

메타 분석이 많이 이뤄지지 않는 시즌 초반까진 "테라스탈로 마이너 포켓몬도 활약할 여지가 많다"는 가능성 하나로 신규 유저들도 무섭게만 느껴졌던 랭크 배틀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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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불변의 진리 '타입을 바탕으로 한 상성 싸움' 깨져

포켓몬스터 9세대 '스칼렛 바이올렛'의 신규 배틀 시스템 '테라스탈'은 포켓몬 간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켰다. 시즌 초 모습과 다르게 말미에 가서는 보던 포켓몬만 보이는 8세대의 과오를 반복했다. 

지난 5일 랭크배틀 시즌1이 종료됐다. 시즌 초에는 싱글배틀 마스터볼 랭크만 약 16만 명 이상의 유저가 집계되며 역대급 흥행의 전조를 보였다. 사용 포켓몬도 비교적 다양했다. 하지만 시즌 말에는 결국 보던 유저들과 소수의 포켓몬만 남았다. 

스칼렛 바이올렛 배틀 환경은 상위 유저부터 신규 유저까지 모두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바로 테라스탈 때문이다. 기본 타입 자체를 바꿔버리기에 "누가 더 테라스탈로 뒤통수를 잘 때리냐"가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포켓몬 배틀은 기본적으로 타입 상성을 중심으로 전략과 수가 오간다. 그렇다 보니 타입 자체가 바뀌는 것 자체만으로 그 턴에 가져올 수 있는 아웃풋이 과할 정도로 많다. 유저들은 이를 '테라스탈 뽑기'라고 지적했다. 

포켓몬의 기본 상성을 뒤집는 것이 바로 '테라스탈' 이다 

메타 분석이 많이 이뤄지지 않는 시즌 초반까진 "테라스탈로 마이너 포켓몬도 활약할 여지가 많다"는 가능성 하나로 신규 유저들도 무섭게만 느껴졌던 랭크 배틀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테라스탈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본 베이스가 우수한 포켓몬일수록 테라스탈을 보다 완벽하게 사용한다. 가령 HP가 가득일 때 받는 데미지가 감소하는 '멀티스케일' 특성을 가진 망나뇽은 넓은 기술폭과 우수한 종족값으로 원래도 최고 티어 포켓몬이다. 그런 망나뇽은 테라스탈을 통해 약점을 바꾸고 카운터 포켓몬에게도 일격을 날릴 수 있다. 

9세대에서 혜성처럼 등장하며 배틀판을 뒤흔든 '어써러셔'와 '드닐레이브'도 마찬가지다. 일격기를 배우는 '천진' 막이 포켓몬인 어써러셔도 테라스탈로 약점을 지울 수 있다. 드닐레이브는 메이저 타입 포켓몬 상대로 넓은 기술폭을 보유했는데, 테라스탈을 통해 불리했던 매치업까지 승리할 수 있다.

더블배틀 톱10 사용 파티, 대부분 비슷한 포켓몬을 사용했다 - 이미지 출처 : liberty-note 

앞서 든 예시를 바탕으로 테라스탈의 문제점을 다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타입을 마음대로 바꾸고, 타점을 원하는대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즉,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포켓몬 불변의 진리인 '타입을 바탕으로 한 상성 싸움'이 불가능해졌다. 

전략의 다양성도 더욱 줄어들었다. 상성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테라스탈로 인해 가위바위보 싸움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써려셔, '아머까오' 등의 고내구 포켓몬을 통한 후내밀기, 혹은 드닐레이브, '타부자고' 등과 같은 반감 조차 뚫어내는 초고화력 어태커만이 살아남게 됐다. 선공 어드밴티지 가치가 워낙 올라가다 보니 '대도각참'을 제외한 중저스핏 어태커는 사장됐다. 

플레이어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기보단 불테라 마스카나를 만난 운이 안 좋은 것

포켓몬 랭크배틀 스트리머 눈파티는 "시즌1은 좋게 말해서 '심리전', 나쁘게 말해 '테라스탈 뽑기'에 게임 양상이 크게 좌지우지 됐다"라며 "그냥 운이 좋거나, (상대 타입을) 잘 찍었거나 등 운에 의존하는 요소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밸런스를 헤치는 게임 내 시스템 영향으로 쓰이는 포켓몬만 쓰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014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 박세준도 "테라스탈로 발생하는 턴 아웃풋 차이가 너무 크다. 특히 WCS와 같은 큰 대회에서는 상대 테라스탈 정보 유무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한편, 랭크배틀 시즌2는 시즌1과 동일한 레귤레이션과 포켓몬 풀로 정해졌다. 환경 변화가 없는 만큼 이 같은 문제는 약 1달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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