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연매출 80조 시대 열어도…수요 둔화에 영업익 ‘-12%’ 주춤(상보)
수요 위축·재고 증가에 수익성 악화 못 피해
4Q 영업익 '-91.2%' 쇼크…가전·TV·IT 불황
수익성 개선이 관건…올해 재고·비용 줄일까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80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수요 위축으로 가전·TV·IT제품 등 대부분 사업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뒷걸음질쳤다.
올해 LG전자는 주춤한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인지 주시하는 가운데 ‘수익성’이란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5.2% 늘어난 21조8597억원, 영업이익은 91.2% 줄어든 6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G전자의 연간 매출액(연결 기준)이 8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연매출 73조908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70조원을 넘긴 데 이어 단 1년 만에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고 자동차 전기장치(전장) 부품 사업이 순항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현상에 수요 악화로 재고까지 쌓이면서 이익률은 떨어졌다. 특히 4분기 기준 수익성이 극도로 약화하면서 영업이익이 채 1000억원을 기록하지 못했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재고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 부진 상황에서 재고 조정에 보다 집중하고 통상적인 연말 비용 등이 반영돼 나온 결과”라고 LG전자의 4분기 실적을 해석했다. 이어 “사업부별 저점 통과 과정의 산물”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극심한 수요 둔화에 시장 경쟁까지 심화한 가전(H&A)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물류비 등 부담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경우 글로벌 수요 감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에너지 공급 불안 등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을 피하지 못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재고 조정을 위한 지난해 말 판촉 비용이 들어간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톡톡한 ‘효자’로 자리매김한 VS(전장)사업본부의 경우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나며 연간 기준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해결돼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품 개발 비용 등을 포함했을 때 흑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의 경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은 견조한 성장 기조를 보이겠지만 IT 제품 수요가 줄면서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경우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연휴 온·오프라인 쇼핑객 수는 1억970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라며 “소비자 구매력이 강하지 않지만 유통상의 재고 줄이기 노력으로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재고 수준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실적에 가장 중요한 TV·가전 업황도 올해 하반기부터 바닥을 다지고 개선되기 시작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세를 찾은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원재료 20%를 차지하는 구리, 레진, 철강 가격이 하반기 들어 하락세”라며 “LG전자 물류비 추이도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됐지만 2023년에는 3조2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비용 부담이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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