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4분기 영업 이익 655억... 91% 급감 ‘어닝 쇼크’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뉴스1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오히려 줄어들었다.

6일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83조 4695원, 영업이익 3조 5472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연간 매출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6% 떨어졌다.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1조 8597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2% 하락한 수치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못 미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16분기만이다.

확정 실적 집계 전에 발표되는 잠정 실적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주종목인 TV·가전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주요 TV·가전 시장인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심화됐고, 금리 인상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글로벌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특히 TV사업부문이 지난해 약 500억~7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TV 부문은 지난해 2분기부터 매분기 적자를 기록해왔는데, 적자폭이 2분기 190억원 수준에서 4분기엔 179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자동차 전장(VS) 부문은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을 한후 지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로 예측된다. 이 추세라면 VS 부문의 연간 기준 첫 흑자 전환 달성도 확실해 보인다.

박상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경기는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 TV의 수요는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LG전자의 전망 역시 크게 좋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