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연극 시초' 뉴욕 리빙시어터 첫 내한…연극 '로제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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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대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미국 극단 리빙 시어터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리빙 시어터와 극단 극공작소 마방진은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의 삶을 다룬 연극 '로제타'를 오는 13∼14일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2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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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세계 현대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미국 극단 리빙 시어터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리빙 시어터와 극단 극공작소 마방진은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의 삶을 다룬 연극 '로제타'를 오는 13∼14일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2에서 공연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국내외 예술가들이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국제 공동 창·제작 사업의 일환이다.
'로제타'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연출가 김정한은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25살의 나이에 타지에 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애쓴 한 사람의 아름다웠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로제타'를 공동 창작·제작한 리빙 시어터는 1947년 배우 줄리언 벡·주디스 말리나 부부가 설립한 단체다. 파격적인 형식과 개혁적인 주제를 담은 작품들로 당시 세계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등 명배우들이 거쳐 갔으며 1960년대 미국 전위극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는다.
'로제타'는 과거 리빙 시어터 소속이었던 연출가 김정한이 당시 함께 활동했던 브래드 버지스 현 리빙시어터 대표에게 한-미 극단 간 협업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김 연출은 "의사이자 교육자로 국적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준 로제타의 삶을 접했을 때, 리빙 시어터에서 배운 가치가 떠올랐다"며 "돈, 명예를 떠나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야기가 필요한 곳에 참된 이야기를 전한 극단이라는 생각에 리빙 시어터와 협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이자 예술감독으로도 참여하는 버지스 리빙 시어터 대표는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키려는 리빙시어터의 정신과 '로제타'의 메시지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작품의 소재가 된 로제타 셔우드 홀은 구한말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 출신의 여성 선교사다. 1894년 평양에 국내 최초의 맹학교인 평양여맹학교를 설립하고 여성치료소 '광혜여원'을 여는 등 조선 여성에게 근대 의료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힘쓴 인물이다.
작품은 이러한 로제타의 일대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닌 8명의 배우들이 배역 구분 없이 돌아가며 로제타를 연기하고 관객에게도 직접 말을 거는 등 실험적 형식을 보여준다.
나이, 성별, 인종의 구별 없이 모든 배우가 "나는 로제타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도입부는, 로제타가 보여줬던 인류애가 한 개인의 선행을 넘어 지금까지도 살아 숨 쉬는 가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미국 배우들 사이의 언어 장벽을 억지로 지우기보다 오히려 더 과장해 보여줌으로써 구한말 당시 로제타와 조선인들 사이에 실제로 있었던 언어의 장벽을 더 실감 나게 무대 위로 불러온다.
작품 개발에 함께한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그간 해외 예술가와 협업할 때 언어의 장벽이 큰 고민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 장벽이 연출력과 기획력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정한 연출은 "연극은 관객이 로제타를 삶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경험할 수 있는 매체"라며 "일기장으로 봤던 그의 삶과 감정을 우리 몸을 통해 경험하고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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