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참사 보고받고도 85분 동안 전화 단 1통 걸었다

엄지원 2023. 1.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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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늑장대응으로 도마에 오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보고를 받은 뒤 85분 동안 직접 건 전화는 단 한 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서울시·용산구를 대상으로 연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참사 당일인 10월29일 밤 11시20분 처음으로 보고를 받은 시각부터 현장에 도착한 밤 12시45분까지 85분 동안 통화한 내역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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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청문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 왼쪽)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일 늑장대응으로 도마에 오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보고를 받은 뒤 85분 동안 직접 건 전화는 단 한 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야당은 이 장관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이날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서울시·용산구를 대상으로 연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참사 당일인 10월29일 밤 11시20분 처음으로 보고를 받은 시각부터 현장에 도착한 밤 12시45분까지 85분 동안 통화한 내역을 공개했다. 윤 의원은 “85분간 9통의 통화를 했는데 장관이 직접 건 전화는 1통 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행안부 식구들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속한 구급과 치료에 나서라’고 했는데 복지부 장관과는 아예 통화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늑장대응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쳐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장관은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나. 나름대로는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날도 이 장관은 “여러번 말씀 드렸지만 상황 파악하고 필요한 지시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참사 유족 연락처 확보 여부를 놓고 야당은 이 장관의 위증 의혹을 파고 들었다. 지난해 국회에서 이 장관은 “유족 명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지난달 29일 기관보고에서 “서울시가 장례식장에서 사망자 신원과 유가족 연락처를 정리하고 사망자 현황 자료를 정리해 행안부에 자료를 공유했다. 3번에 걸쳐 자료를 제공했다”(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는 엇갈린 증언이 나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지난번 기관보고에서 ‘서울시와 명단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지만 그건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서울시로부터 세 차례 걸쳐 받은 것은 ‘사망자 현황 파일’로, 제일 마지막에 유가족 총 132명 중 65명 정도만 기재돼 불완전한 정보였다”며 “적어도 ‘유가족 명단’이라고 하려면 이름과 연락처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지금까지도 정리된 형태로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이 장관을 탄핵하려 위증으로 몰아붙이는 게 아니냐’며 엄호에 나섰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위증은 적어도 고의로나 어떤 의도를 갖고 자신의 기억과 다른 사실을 얘기할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고 전주혜 의원도 “오늘 청문회가 진상 규명보단 이 장관 탄핵을 위한 증거수집 차원에서 열리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거들었다.

이 장관은 이날 유족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등 몸을 낮췄지만 사퇴 요구와 책임 추궁 대목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당시 참사현장은 인력·장비 지원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등 주무장관의 의무를 해태했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의원님 말씀대로면, 무조건 사고가 나면 중대본을 구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사퇴를 생각할 일말의 여지도 없냐”고 물었지만 이 장관은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면서도 “현재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사퇴하겠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문에 “지금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과 조사에 의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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