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세이코 시계 선물했는데···수입 어떻게 이뤄졌나

세이코 "북한에 시계 직접 판매한 적 없다"
中·싱가포르 등 3국 통해 구매했을 가능성
"조총련, 김정은 생일 등에 北에 물건 보내"
"일본 독자제재 해당할 수 있어 우회한 듯"

조선소년단 제9차대회 대표들이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일제 세이코 손목시계를 착용하는 모습./연합뉴스

[서울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소년단원에게 일제 세이코 손목시계를 선물한 가운데 세이코 측이 “북한에 시계를 직접 판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이코는 RFA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히며 “그 제품이 소매 규모로 제3자로부터 판매 또는 구매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1일 평양을 방문한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대표들에게 세이코 시계 등을 선물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당시 사진을 보면 시계 상자에는 세이코 패션워치 브랜드인 ‘알바’ 로고가 적혔다. 알바 브랜드는 일본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된다고 세이코 측은 설명했다.

해당 시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상 대북 수출이 금지된 사치품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특히 해당 모델은 한국에서 5만~15만 원 사이에 살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세이코 시계가 사치품도 아닐 뿐더러 북한의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라며 “북한이 해외에 되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북제재 위반 물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시계 구매는 일본의 독자 제재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중국 또는 싱가포르 등을 통해 세이코 시계를 구매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남 교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명절이나 김정은 생일에 북한으로 선물을 보낸다”면서 “중국 칭다오나 다롄 등을 통해 물건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RF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일본의 제재를 피해 어떻게 일본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