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 전기이륜차 보조금 부정수급 4곳, 20억 추정…환수 '미지수'

기사내용 요약
전자세금계산서·이면계약 통해 판매 대수 조작 등
805대 22억원…1곳 기소·1곳 송치·2곳 경찰 조사
지원사업 시행 후 부정 수급사례 환수 1건도 없어
도 "법원 판결 따라 법률 검토 거쳐 환수 나설 것"

[광명=뉴시스] = 기사와 상관없는 전기 오토바이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DB) 2022.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내 전기이륜차 부정수급 보조금이 20억원 이상 추정되고 있지만, 단 한 푼도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 내 전기이륜차 제작·수입 업체 4곳이 보조금관리법 위반 및 사기 혐의 등 보조금 부정 수급 사안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거나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전기이륜차를 판매한 것처럼 속여 대당 14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편취하거나 전자세금계산서, 이면계약 등을 통해 판매 대수를 조작, 보조금을 교부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체별 수령 보조금은 A사 5억7165만원(185대), B사 5억8150만원(170대), C사 3억7500만원(150대), D사 6억7500만원(300대) 등에 이른다. 구입 기간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로 나타났다.

A사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돼 법정 다툼을 벌이는 중이고, B사는 지난 2021년 10월께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C사와 D사는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기이륜차 보조금 지원사업 시행 이후 부정 수급 사례에 대한 보조금 환수는 한 건도 없는 상태다. 환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업체 측도 부정 수급을 부인하면서다.

환경부 '2022년 전기이륜차 보급사업 보조급 업무처리 지침'을 보면 전기이륜차 제작·수입사가 이면계약 등을 통해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는 경우 지원된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며, 일정기간 전기이륜차 보급사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환수 방식, 기간, 서류 등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제대로 된 환수가 이뤄질 지 미지수다. 법원 판결에 따라 보조금 부정 수급이 명확해져도 진행할 수 있는 행정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환수 절차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기이륜차 보조금 문제는 비단 제주 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지난해 12월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이륜차 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양한 유형의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체계적인 보조금 사후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도 확인했다.

이에 권익위는 전기이륜차 보조금 환수·처벌 근거와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전기 이륜차 보급사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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