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사람들은 새해에 무엇을 먹을까
새해를 상징하는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은 떡국이다. 희고 긴 가래떡은 장수를, 어슷하게 썬 떡은 엽전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부를 의미한다. 다른 나라에도 이처럼 새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음식들이 있다.
일본에서 새해를 맞이하면서 먹는 음식으로는 오조니, 오세치를 꼽는다. 오조니는 일본식 떡국이다. 육수에 채소, 어육 등을 함께 넣어 끓여내는 것으로, 한국식 떡국과는 달리 찹쌀로 만든 떡을 사용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는 고양이가 떡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몰래 떡국을 훔쳐 먹으려던 고양이의 앞발이 찰떡의 강한 찰기에 묶여 버렸기에 벌어진 소동인 셈이다. 오세치는 설에 먹는 다양한 요리를 일컫는다. 무라이 겐사이의 <식도락 -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연말에 다양한 설음식들을 미리 만들어 정초에 그 음식을 먹는다. 지역이나 가풍에 따라 조금씩 그 구성이 다른데 미리 만들어 둔 요리를 정초 사흘간 먹게 되므로 초절임, 조림 등 보존성이 높은 음식들이 많다. 일반적으로는 자손 번창을 의미하는 말린 청어알, 건강과 성실을 의미하는 검은콩조림, 풍년을 상징하는 새끼멸치볶음, 길조를 뜻하는 다시마말이, 화려함을 나타내는 계란말이, 첫 해돋이를 의미하는 홍백색 어묵, 장수를 상징하는 새우, 경사를 뜻하는 홍백색의 무절임, 재물을 의미하는 으깬 밤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녠가오와 자오쯔(餃子)를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다. 녠가오는 전통 떡으로, 중국 북부에서는 찹쌀이나 기장을, 남쪽 지역에서는 멥쌀을 주로 사용한다. 새해에 좋은 일이 일어나라는 뜻의 녠가오(年高)와도 발음이 같다. 자오쯔는 중국의 고대 화폐인 원보를 닮았다 하여 중국인들은 자오쯔를 먹으면 재물운이 생긴다고 믿는다. 자오쯔 역시 자손이 번성한다는 뜻의 자오쯔(交子)와 발음이 같다. 중국인들은 설을 맞아 자오쯔를 빚을 때 상서로운 음식을 소로 넣고 빚으며 새해 소망을 빈다. 두부나 배추는 무사고를, 대추는 자식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으로 새해를 기념하는 나라들이 여럿이다.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것이 잠포네와 코테키노다. 잠포네는 돼지 족발의 속을 파낸 뒤 돼지의 부속고기들로 속을 채운 소시지다. 코테키노는 돼지껍질 따위의 여타 부위를 돼지창자에 넣어 만든 소시지라는 점이 잠포네와 다르다. 독일은 슈바인학센이라는 돼지족발 요리를 새해 음식으로 즐기며,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에서도 햄과 소시지 요리로 새해를 맞는다. 고대 게르만족이 살던 중부 유럽에는 돼지 토템이 퍼져 있었다. 이 때문에 돼지가 행운을 불러오는 동물로 여겨진다.
영국의 민스파이는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알려져 있지만 연초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크리스마스로부터 이듬해 1월6일인 공현절까지 매일 한개씩 민스파이를 먹으면 새해에 행운이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공현절은 주현절로도 알려져 있는데, 예수가 30회 생일에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하나님의 아들로 공증받았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프랑스는 갈레트 데 루아를 먹으며 한해의 행운과 행복을 빈다. 바삭함이 느껴지는 겹겹의 페이스트리 안에 프랑지판(설탕, 아몬드, 크림으로 만든 필링)을 채워 고소하고 깊은 풍미를 낸다. 갈레트 데 루아 안에는 ‘페브’라는 작은 도자기 인형을 넣어 함께 굽는다. 함께 나눠 먹다가 페브를 발견하는 사람이 종이 왕관을 쓰고 ‘오늘의 왕’이 되며 하루를 즐기는 전통 놀이문화도 있다. 이 때문에 갈레트 데 루아를 ‘왕의 과자’라고도 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는 1월 중순까지 갈레트 데 루아를 판매한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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