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투표에도 미국 ‘서열 3위’ 하원의장 선출 불발

김서영 기자 2023. 1. 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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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 공화당 원내대표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5일(현지시간)까지 사흘 간 11차례나 투표를 하고도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공석으로 인한 의회 공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정오부터 본회의를 속개해 의장 선출 투표를 재개했으나 다수당인 공화당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의장 선출에 필요한 과반(218표)을 득표하는 데 실패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7~8차 투표에서 201표, 이어진 9~11차 투표에서 200표에 그쳤다. 미 하원이 10차례 이상 투표했는데도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남북전쟁 이전인 1859년 이후 164년 만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는 이날도 반 매카시 기조를 이어갔다. 이들은 하원의장 후보로 바이런 도널드, 케빈 헤른 의원 등을 추천하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 후보 하킴 제프리스 의원은 연이은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서 212표를 얻었다.

11차 표결에서도 의장을 결정하지 못하자 하원은 정회하기로 결정하고 6일 정오에 본회의를 속개해 투표를 이어가기로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종료 이후부터 이날까지 강경파 의원들과 회동하며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의장 해임안을 제출 요건을 5명에서 1명으로 낮추고, 운영위원회에 강경파 의원들을 다수 배정하겠다는 회유 카드를 내밀었으나 강경파 측은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반대표를 주도하고 있는 ‘프리덤 코커스’ 소속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그가 그동안 법안이나 예산처리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타협해 왔다는 점, 이민·낙태·성소수자 문제 등에서 강경파와 노선을 다소 달리한다는 점 등을 문제 삼는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 교체는 없다면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11번째 표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이 거의 진전이 없었다”면서도 교착상태로 인해 의장 후보가 교체될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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