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흥행 빨간불"·"손익분기점도 불안"... '영웅',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영웅'이 아쉬운 성적으로 극장가에서 반등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영웅'은 4만 9248명의 관객을 모아 개봉 16일 차에 누적 관객 190만 930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날 10만 명이 넘는 관객의 선택을 받았던 '영웅'은 개봉 2주 차에도 평균 9만 5000명 대의 평일 관객을 유지했다. 하지만 3주 차 평일부터 관객 수는 급속도로 줄어들며 지난 4일과 5일에는 5만 명 대 아래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전작보다 빠른 흥행세의 '아바타: 물의 길'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화 최고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오는 18일 한국 영화 '교섭'과 '유령'이 순차적으로 개봉한다는 점 역시 '영웅'의 흥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역시 예상 외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당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영웅'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약 140억 원이 투입된 '영웅'의 손익분기점이 350만 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의 흥행 속도라면 손익분기점 돌파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적 미학과 연출에서의 디테일을 제외하고, 단순히 관객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영화가 지닌 단점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은 단조롭고 투박하다.
가장 중요한 플롯은 감정을 덜어내고 담백함을 유지하려 고군분투하지만 한 켠에서는 되려 웃음과 울음이 불필요할 정도로 반복돼 극의 몰입을 저해한다.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씨 등이 맡은 캐릭터가 정성화 씨와 이질성을 자아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처럼 '영웅'이 지닌 여러 맹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유명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겨오며 단순히 기존 무대의 재현을 넘어 시청각적으로 한층 풍성하고 확장된 스케일을 선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작품성과 애국주의는 독립된 문제이지만, '영웅'을 통해 안중근 의사와 잊혀진 독립투사들이 재조명 받게 됐다는 점도 칭찬받을 만하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고 그려낸 것은 영화가 남긴 여러 성취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뮤지컬 무대에서 14년간 안중근으로 살아 숨 쉰 정성화 씨를 스크린으로 불러온 것 또한 영화적으로 영리한 선택 중 하나였다.
끝나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현장 공연의 특징인 일회성. 그 아쉬움을 영화로 옮겨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섰다는 것 역시 의미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안중근 의사를 가장 잘 연기하는 배우가 선보인 절정의 연기는 영화 '영웅'을 통해 영속성을 지니게 됐다.
'영웅'을 두고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영화이라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작품이 지닌 여러 빈틈 사이에서도 '영웅'을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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