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삼성 스마트싱스로 LG 청소기 작동"…경쟁사들 손잡은 이유

[라스베이거스=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 스마트싱스로 튀르키예 베스텔 냉장고 온도를 조정하고, LG 씽큐로 삼성전자 로봇청소기를 가동할 수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 협의체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출범 1년 만에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고, 공개 시연까지 선보였다.

지난해 CES에서 탄생한 HCA는 출범 1년만에 타사 공기청정기·냉장고·공조 시스템 등을 각기 다른 브랜드 앱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날 시연에서는 삼성 스마트싱스 앱으로 LG전자 공기청정기인 에어로타워를 가동하고 제어하는 등 다른 회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에 등록 후 제어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LG 워시타워의 남은 세탁시간을 다른 브랜드 앱에서 확인하거나 GE 오븐을 삼성 스마트싱스 앱으로 예열하는 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HCA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리디지오, 베스텔,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과 공조 전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로 생활가전을 만드는 대형 가전 전문업체들이다.

지난 1월 출범시 13개 회원사가 참여했는데 현재 15개까지 늘었다. 스마트싱스 가입자도 2억 5000만명을 돌파해 연결된 기기는 1억 800만대가 넘었다.

최윤호 HCA 의장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이 소비자 편리성 도모와 에너지 절약이라는 공통 과제 달성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HCA는 지난 1년간 스마트홈 연결성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가정 내 가전제품의 전력 사용량을 한 눈에 확인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들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확대한다.

실제 이번 CES에서는 극심한 폭염이나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공급량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나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활용해 타사의 가전제품까지 포함한 가정 내 총 전력 사용량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전력을 많이 쓰는 가전을 알아서 통제·관리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최 의장은 "유럽과 미국의 경우 에너지 효율화를 하면 일반 가정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서 "소비자 편의와 에너지 절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협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CA 표준 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는 올 상반기 안에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HCA는 향후 에너지 효율화를 넘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까지 직접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최 의장은 "조만간 HCA 회원사가 20개가 될 것"이라며 "규모가 커지는만큼 서비스를 확대해 기기의 고장을 진단해 수리를 진행하는 등 고객 편의 서비스 론칭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고객 편의성 도모를 위해 스마트 홈 IoT(사물인터넷) 연동 표준인 매터와 HCA가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매터는 조명, 알람, 초인종 등 소형 사물인터넷의 연결에 집중하고 있으며 HCA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의 연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초연결을 통해 더 많은 기기들의 생태계가 확장되면 고객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이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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