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발모 관련 유전자 확인…"탈모 치료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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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동물에게서 털이 나도록 하는 유전자 체계가 확인됐다.
학계는 발모와 관련한 유전자와 작용과정을 규명한 이번 연구가 인간의 탈모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석 결과 인간과 돌고래와 같이 모량이 적은 포유류 동물은 종에 따라 발모와 관련이 있는 유전자의 배열이 현저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털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포유류 동물은 관련 유전자가 자연적으로 도태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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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동물에게서 털이 나도록 하는 유전자 체계가 확인됐다. 전신이 털에 덮여있는 원숭이나 오랑우탄 등 다른 포유류 동물과 달리 인간의 체모량이 적은 이유는 그동안 학계의 수수께끼였다. 학계는 발모와 관련한 유전자와 작용과정을 규명한 이번 연구가 인간의 탈모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발모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그 작용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포유류 동물 62종의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지난해 말 공개했다.
연구팀은 수백 개의 유전체 영역을 비교할 수 있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유전자 1만9149개와 유전체 조절영역 34만3598개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인간과 돌고래와 같이 모량이 적은 포유류 동물은 종에 따라 발모와 관련이 있는 유전자의 배열이 현저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경우 원래 신체 전체를 털로 덮는 유전자를 갖고 있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기능하지 않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털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포유류 동물은 관련 유전자가 자연적으로 도태됐다는 설명이다.
발모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유전자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기존 털이 나는 것과 관련한 유전자인 KRT1, KRT35, PKP1, PTPRM과 함께 기능하는 잠재적인 모발 관련 유전자를 다수 검출했다.
연구팀이 발모 관련 유전자가 털의 성장과 발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인한 결과도 이번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인간의 유전자는 염기서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암호화 영역과 비암호화 영역으로 나뉘는데, 이 중 비암호화 영역의 유전자들이 머리카락의 성장과 순환에 기여하는 모낭 피부의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량이 적은 포유류 동물에게선 이 비암호화 영역에 있는 유전자들이 다른 진화 패턴을 보였다.
유전체 조절 영역도 발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발모와 관련한 유전자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 가동하고 얼마만큼 털을 만들지 제시해 발모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매튜 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실린 학술지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멘트를 통해 "화학적 치료 또는 탈모로 머리카락을 잃은 사람들에게 모발을 회복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유전자를 발견한 성과가 당장 치료법에 응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권병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질환과 관련한 유전자가 발견되고 이를 응용한 치료제들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사람들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다"며 "치료법의 단서가 등장해도 실제 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길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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