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보고 충남 ‘부사호’에 무슨 일 있길래?

곽상훈 기자 2023. 1.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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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농어촌공사,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강행
지역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크게 반발
서천군, 주민 갈등 고조되는 데도 중립

서천군 서면 어촌계 협의회 등 30개 단체가 부사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부사호 인근에 내걸었다. 2023. 01. 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천=뉴시스]곽상훈 기자 = 충남 서천군 부사호에 대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놓고 서천지역 주민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수상 생태계를 보존해야 한다는 측과 마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태양광 시설이 필요하다는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급기야는 고소 고발전으로까지 번져 지역의 민심이 흉흉하다.

6일 서천지역 사회에 따르면 부사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서천군 서면과 보령시 웅천읍 일대 부사호 352ha 중 만수면적의 20%에 달하는 70ha에 90㎿급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주민참여형 부사호 햇빛 나눔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최근 농어촌공사가 KS 이엔에스와 EPC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지난해 11월 자율공시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P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등의 영문 앞 글자를 따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뜻한다.

SK 이엔에스는 협약에 따라 1305억 원을 투입해 향후 3년간 충남 서천군 부사호에 90㎿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한 뒤 20년간 발전사업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계약은 주민참여형 부사호 햇빛나눔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이엔에스는 이중 최대 규모인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EPC 본 계약 체결 시 관련 공시 진행할 예정이며 상기 협약 내용은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 진행 초기 인근 마을 이장단에서 반대가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제히 찬성으로 돌어섰다는 점이다.

지역의 한 환경운동가는 “인근 마을 23개 마을에 발전기금으로 2억씩 총 48억 원과 2억을 더해 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최근에는 200억 원까지 지원하겠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서천군의 이 사업을 대하는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초 주민 반대가 심했던 만큼 주민입장을 대변해 오다 이장단에서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자 어정쩡한 중립 위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면 부사호 수상태양광 반대 대책추진위원회 김진현 사무국장은 “서천지역 30개 시민단체가 이 사업의 철회를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면서 “서면지역 이장단 협의회에서도 좋은 사업일지라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서천군 서면 부사호는 천연기념물의 서식지로 알 알려져 있다. 2023. 01. 06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민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홍성민 사무국장도 “부사호는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수년 동안 수자원관리법에 따라 낚시 및 입어 금지를 통해 생태계가 점차 복원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행위로 인해 민감한 멸종위기종 동·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부사호는 1986년 갯벌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이 시작된 직후 새로 생기는 646ha의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웅천천을 막아 만든 대형 간척지 담수호다. 1992년 11월 준공됐다.

이곳 부사방조제는 1986년 착공해 1997년 준공된 총 길이 3474m로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에서 서천군 서면 도둔리를 연결하는 서해지역의 조수 피해를 막고 이 일대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됐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사업 전 주민의견 수렴해 법적으로 위배됨 없이 추진 중이다"면서 "일부 반대 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사업자로 하여금 소통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면 부사호 수상태양광 반대 대책위원회는 오는 9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앞에서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hoon066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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