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살펴바이오]삼성, SK, CJ, 롯데…`계묘년` 바이오에 승부 거는 대기업들

김진수 2023. 1. 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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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인플레이션이 심화될수록 과학기술, 지식재산, IT, 콘텐츠 등 소프트 경쟁력이 밑바탕에 있는 산업이 주목받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약바이오는 과학기술과 지식재산을 기초체력으로 갖춘 국가와 기업이 할 수 있는 선진국형 산업으로 꼽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는 의약품 안보, 의료 안보가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계묘년 한해 국내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가진 제조 경쟁력을 녹여 넣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면서 올해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예고됩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K-제약바이오 신약들이 본격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그 위상도 점차 올라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이어 바이오도 세계 1등으로=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덩치를 더 키워 세계 1위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부분 가동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올해 전체 가동될 예정으로,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리터까지 증가합니다. 이는 글로벌 CDMO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가동 전 이미 5곳의 글로벌 제약사와 생산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이고, 그 외 다수의 제약사들과도 계약을 협의 중입니다.

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2년까지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더 투자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합니다는 계획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산업시설용지에 대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롯데, 미지의 땅 바이오 키우기=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본격적인 가동을 올해부터 시작합니다. 국내에서는 1조원 규모로 건설할 공장 부지를 확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사업에 힘을 주면서 글로벌 무대에서도 이름 알리기에 나섭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달 열리는 제약바이오 최대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중남미(APCA&LatAm) 세션에서 참가해 CDMO 사업계획과 사업방향 등에 대해 직접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룹 시너지 박차 가하는 SK=SK그룹은 지난해 12월 SK디스커버리에 바이오전략·투자본부를 신설했습니다. 올해 산하 바이오 관계사들의 성장속도를 높이고 시너지를 키울 것으로 기대됩니다. 바이오전략·투자본부는 SK디스커버리 산하 바이오 관계사인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케미칼 등의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바이오 성장 마스터플랜 수립과 관계사간 협업, 수평적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바이오전략·투자본부 수장으로는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이 선임됐습니다. 김 본부장과 각 관계사의 투자 및 연구개발 관련 인력들은 함께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바이오테크, 벤처캐피털 투자, 투자 대상 공동리뷰, 미래 기술 공동 연구 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마이크로바이움 시장 키우는 CJ=CJ제일제당의 제약바이오 독립법인인 CJ바이오사이언스도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목표로, 지난해 1월 공식 출범한 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하면서 파이프라인을 대거 늘렸습니다.

출범 이후 약 10개월 동안 준비를 마친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말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의 임상 1·2상 시험계획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올해는 국내 식약처에도 임상 시험 계획서를 제출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임상을 진행하면서 바이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기술수출 2건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올해부터 투자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등과 함께 세계에서 드물게 자체 제약바이오 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진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빛을 발휘했습니다. 이제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이 해온 수출신화를 이어받아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자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순서입니다. 계묘년, 불황을 뚫는 기업들의 도전을 더 응원하고 기대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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