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안 멎어서 매년 약값 4억…혈우병약 '헴리브라' 급여 확대될까
JW중외제약이 판매하는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올해에는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급여 확대 시 헴리브라 매출이 최소 5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심의가 늦어지면서 급여 확대는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다. 환자 단체의 급여 확대 요구도 거센 가운데 심평원은 내달 중 관련 안건을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헴리브라 급여 범위 확대 안건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상정을 검토 중이다. 심평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서면 질의 답변에서 올해 2월 이후 헴리브라 급여 확대를 약평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평위는 의약품의 급여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기구다. 약평위를 통과하면 건강보험공단과 가격 협상을 하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약가가 고시된다.
약평위는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리며 2월에는 9일에 예정이다. 다만, 심평원 관계자는 "정확히 몇 월에 안건으로 올릴지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앞서 답변드린 2월 중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나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헴리브라는 JW중외제약이 국내 판권을 들여와 2020년부터 판매한 A형 혈우병 치료제다. 혈우병은 혈액응고 인자가 없어 지혈이 이뤄지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A형 혈우병은 8번 응고인자가 없어 발생한다. 환자들은 평생 약을 맞아야 하는데 기존 치료제는 정맥으로 주사하지만 헴리브라가 최초로 피하주사 방식으로 개발돼 편의성을 높였다. 약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인 반감기도 기존 치료제보다 길어 주 1회에서 최대 4주 1회만 투약받아도 된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 인자에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로 나뉜다. '2019 혈우재단백서'에 따르면,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수는 약 1700명이다. 이 중 항체를 보유한 환자는 78명에 불과하며, 비항체 환자 수가 1589명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항체를 보유한 환자에게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기존 치료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헴리브라 약가도 성인 기준으로 1년에 약 4억원이다. A형 혈우병 환자의 10명 중 9명인 비항체 환자는 경제적 부담으로 헴리브라를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급여 확대 시 헴리브라 매출이 크게 늘어나 JW중외제약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형수 한화리서치 연구원은 "보험 급여가 확대되면 항체가 없는 A형 혈우병 환자 1589명으로 적용 범위가 20배 이상 커질 예정이다"며 "헴리브라는 지난해 61억원 예상 매출액에서 5~10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공단과의 가격 협상에는 약 60일이 소요되며 보건복지부 최종 약가 고시까지 30일이 추가로 더 걸린다. 2월 약평위에서 안건이 논의돼 통과된다면 올해 2분기에는 헴리브라의 급여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헴리브라가 국내 허가를 받은 2019년부터 급여 범위 확대가 논의됐으나 3년째 공회전 중이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지난해에도 헴리브라 급여 확대 이슈를 공론화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심평원 서울지원 앞에서 헴리브라의 신속한 급여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혈우병 환우 가족 김경화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헴리브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말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심평원과 제약사가 약가 관련해서 씨름 중인 것 같다"며 "심평원에서는 헴리브라의 편의성은 알지만 비용·효과성과 관련해 수치로 증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제약사도 얼마 이상 받아야 수익이 난다고 주장하는 터라 간극을 좁히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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