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美하원의장 없어…美민주주의 파괴 '탈레반 20'에 비난 고조
친트럼프에 총기 지지, 2020 대선 사기 주장 동조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른바 '탈레반 20인'으로 불리는 공화당의 반란표 행사자들이 하원의장 선출을 저해하며 워싱턴 정가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미 하원이 118대 의회가 출범한지 사흘째인 5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선출 투표는 무려 11차례나 이어졌으나 공화당 강경파의 반란이 지속돼 또 다시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는 공화당 내 극우 진영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의 의원들이 의장 후보로 나선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반대표를 계속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 세력이 자신들의 당파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의회 일정 전체를 방해하자 이들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정치적 극단주의가 미국에서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프리덤 코커스 그들은 누구인가
프리덤 코커스는 하원에서 가장 우파 색깔이 뚜렷한 소수파 공화당원들을 칭하는 말로, 주로 텍사스·플로리다·애리조나 등 남부 지역을 지역구로 한다. 이들은 하원의장 불신임 투표를 누구나 발의할 수 있도록 하고,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견제하기 위해 하원의 의사 규칙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맷 게이츠(플로리다) △앤디 빅스(애리조나) △로런 보버트(플로리다) △칩 로이(텍사스) △스콧 페리(펜실베이니아) △앤디 해리스(메릴랜드) △밥 굿(버지니아) 등이다.
유일하게 스콧 페리 의원만이 전통적으로 미국의 북부와 남부를 구분하는 메이슨 딕슨 라인의 북쪽에 있는 펜실베이니아를 지역구로 한다.
이들은 절대로 매카시 의원만큼은 의장으로 선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네버 케빈스'(Never Kevins)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AFP통신은 프리덤 코커스의 대부분은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았던 지역구를 대표한다고 전했다. 대부분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당시 144명의 예비 후보들을 지지했는데 이들 중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됐다. 특히 보버트 의원과 해리스 의원, 굿 의원 경우 후보 경선에서 더 높은 득표율을 얻었던 이들을 물리치고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극우 색채 강한 의원들…대부분은 친트럼프
이 중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인 페리 의원은 핵심 인물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에 앞장서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디 빅스 의원 또한 2020년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운 의원 중 하나다.
로런 보버트 의원은 총기 소지 권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의원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총기 소지를 장려하는 레스토랑을 운영했었다. 그는 '사탄 숭배자들이 미국 정치와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극우단체 큐어넌(QAnon)의 음모론에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맷 게이츠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발생한 미 의사당 폭동 사건이 극좌 극단주의자에 선동된 사건이라는 거짓 주장을 펼쳐왔다. 그 또한 보버트 의원처럼 총기 소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인 친분을 과시해 왔다.
밥 굿 의원은 버지니아 서부의 시골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매카시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에 반대했다.
재선인 바이런 도널드 의원은 이번 의장 선거에서 여러 차례 출마해 20여 표를 얻으면서 무명에서 벗어났다. 그는 하원 공화당원 가운데 4명에 불과한 흑인 의원 중 하나로, 선거 유세 때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극복한 얘기를 즐겨한다.
그나마 칩 로이 의원은 매카시 원내대표 측과 협상에 나서면서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의회의 의사 절차와 입법 규칙에 불만을 갖고 있다. 다른 '탈레반 20' 동료들과는 달리 의사당 폭동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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