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번엔 유명 요리사 체포…"고기튀김으로 군부 실세 사망 조롱"

'히잡 시위' 이후 정부를 비판한 유명인들을 무더기로 체포해 온 이란 당국이 이번에는 유명 요리사를 체포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페르시아 요리 전문가 나바브 에브라히미가 지난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당국에 붙잡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이란 인권운동 그룹 인권운동가통신이 밝혔습니다.

에브라히미는 이란 전통 페르시아 요리 영상으로 유명세를 탄 요리사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70만 명에 이릅니다.

체포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은 그가 최근 페르시아 고기 완자 튀김 요리인 '코틀렛' 요리법을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한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브라히미는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3주기를 맞은 날 고기 튀김 요리법을 올렸습니다.

이란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솔레이마니기 공습으로 사망한 것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아 그의 사망일에 코틀렛 사진을 올리곤 한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란의 최고 권력자 가운데 한 명이던 솔레이마니는 2020년 1월 3일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미국의 무인기 표적공급을 받아 폭사했습니다.

현재 에브라히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접속이 차단됐으며 그가 테헤란에서 운영하는 카페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란에서는 '히잡 미착용 의문사'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저명 언론인과 영화인, 변호사, 활동가들이 대거 체포되는 등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은 일련의 반정부 시위로 이란 당국에 체포된 사람이 최소 1만 4천 명에 이른다고 파악했습니다.

(사진=나바브 에브라히미 유튜브 영상 캡처, 연합뉴스)

문준모 기자moonj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