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문가영의 ‘사랑의 이해’.. 심장 박동만이 전부는 아냐!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3. 1. 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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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어려우니까! 나한테 안수영은 쉬운 상대가 아니니까!”(하상수)

“창구에서 사람들 반말하는 거 수영씨 쉬워서잖아요. 나한텐 누구보다 예의를 갖춰야 하는 사람인데... 그러니까 맞아요. 수영씬 나한테 어려운 사람.”(정종현)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 안수영(문가영 분)을 사랑한다는 두 남자가 한 말이다.

하상수(유연석 분)는 데이트 약속장소를 앞두고 머뭇거린 이유를 묻는 안수영에게 그렇게 말했고, 정종현(정가람 분)은 친구보다 친한 사이라면서 존대하냐는 안수영의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고로 안수영은 어려운 여자다. 하상수는?

“하계장님은 하계장님이 원하는 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세요.”함께 은행 문서보관실에 갇혔을 때 안수영이 하상수에게 한 말이다.

“1%만 줘. 나머진 내가 다 채울게.” 한강 둔치 달밤 조깅 후 사귀자는 뜻을 밝힌 박미경(금새록 분)이 하상수에게 한 말이다.

고로 하상수는 채워질 필요가 있는 남자다.

양석현(오동민 분)이 말한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상수에게 안수영은 너무 어려운 여자고, 마찬가지로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안수영에게 하상수는 채워주지도 않고, 채워줄 수도 없는 남자다.

문서 보관실에서 하상수는 안수영에게 물었다. “수영씨는 만났어요? 수영씨가 원하는 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 “네!”

그래서 안수영이 원한 게 무엇이었을까? “노력했어요. 기대같은 거 안하려고, 내 편 같은 거 없어도 괜찮으려고.. 그런데 든든하다. 내 편 있어서.” 안수영이 사귀기로 한 정종현에게 한 말이다. 결국 내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이 안수영이 원했던 바인 모양이다.

정종현은 만난 첫 날부터 “오늘 안주임님께 진상 부린 손님 횡단보도 건널 때 빨간 불로 바뀔 거예요. 타려던 버스는 막 출발하고. 환전했는데 환율은 떨어지고..”라 뒷담화를 해주었고 “5년 후에 안주임님은 더 근사해질 거예요. 더 행복해질 거예요. 노력하고 있으니까.”라 응원도 해줬다.

안수영은 하상수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도 “난 하계장님이 나랑 비슷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이게 다예요.”라 말했었다. 비슷해서 내 편이 돼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렇게 ‘심장 벌렁거리는’ 하상수를 단념한 안수영은 ‘내 편인 남자’ 정종현과 연애를 시작했다.

박미경은 건설회사 사장 외동딸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그렇게 귀한 게 아니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고 가진 걸 따지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사람들은 참 이상한데 신경 써”라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제 힘으로 전액장학금 받으며 학교를 다닌 사실조차 위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괴로워한다. 그녀를 질시하는 친구는 “가질 것 다 가진 네가 아르바이트 몇 개씩 하며 그 장학금이 절실했던 친구의 기회를 뺏은 것”이라 질타했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회를 편히 공부만 하면서 빼앗았다는 사실은 그녀도 예상못한 자책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런 박미경이 하상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상수 같아서”다. 가볍지 않고, 젠체하지 않고, 진중하고, 상대를 안심시키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사람이 그렇게 괜찮으니 상수의 부족한 나머지는 내가 채워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어쩌면 있는 집 외동딸인 자신이라면 이 사람이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이 고결한 성품을 유지할 수 있게 채워줄 수 있으리란 의미일 수도 있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그녀를 둘러싼 부(富)가 제공하는 자연스런 발상이다. 설사 전액장학금처럼, 가령 안수영이 바라던 사랑의 기회를 가로채는 일종의 횡포가 될 지라도 박미경은 단언컨대 죄가 없다.

박미경의 착하고 구김없고 배려심 많은 성품이 부족함 없는 삶에서 비롯된 것인지, 타고난 천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선한 것만은 분명하다. 사랑을 향해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수는 ‘심장 벌렁이는’ 안수영을 접어두고 자신을 채워줄 박미경과 사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하상수가 박미경과 사귀기로 결심한 순간 정종현은 안수영에게 이별을 고한다. “헤어져요, 우리!”

경찰 임용고시 직후 정종현이 받은 한 통의 전화는 아마 시골서 소 키운다는 그의 아버지 일일 것이다. 수영의 연락이 닿지않던 시간 속에 정종현은 제 앞에 닥친 어떤 일을 해결해야 됐고 감당할 무거운 짐을 마주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짐을 수영과 나눠 질 수는 없다는 배려심이 이별을 고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배려도 폭력이 된다.

“곡선이 어려워요. 자꾸 비뚤어지고”(안수영)

“괜찮아요. 비뚤어지고 어긋나도 그림이 되는 것도 매력이니”(박미경)

모든 사람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아닌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이들 착하기 그지없는 네 청춘의 사랑은 응원하고 싶다. 비뚤어질 지라도, 어긋날 지라도, 사랑이란 매력있는 그림을 완성해가길.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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