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빅4', 올해의 존버 종목은?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1. 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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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하이브(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SM, JYP, YG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보여줬던 엔터주들의 좋은 흐름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의 출발점에서 엔터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K-드라마의 흥행, 아이돌 그룹의 월드투어 성료, 중국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까지 여러 요인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요계 '빅4'(하이브·SM·YG·JYP) 역시 각자의 청사진을 그리며 2023년을 힘차게 시작하고 있다.

뉴진스/사진=ADOR

하이브, 성공적인 반강제 체질 개선

하이브에게 올 한 해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군백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하이브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은 60~65%에 달했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 경영자는 "내년에는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이 줄고 다른 아티스트의 매출이 많아짐에 따라 마진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 증권 박지수 연구원은 "BTS의 군입대에 따른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고, 예년 대비 다수의 신인 그룹이 데뷔를 앞두고 있어 제작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2023년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외부 모두 매출의 극적인 상승을 예측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주목할 것은 무형적인 자산이다. 하이브는 2023년 멀티 레이블을 활용해 보이 그룹 두 팀의 론칭을 준비 중이다. 방탄소년단을 성공시킨 노하우는 지난해 르세라핌과 뉴진스를 단숨에 정상급 걸그룹으로 끌어올리며 여전히 통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어쩌면 '존버'라는 키워드와 시기는 하이브에게 가장 잘 어울릴 수도 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중동이라는 신규 시장

'오일 머니'로 막대한 부를 쌓은 중동 국가들은 '석유 없는 미래'를 대비하며 카타르 월드컵 개최, '네옴 시티' 건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 예술 분화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문화 강국'인 한국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인 셈이다. SM 역시 발 빠르게 신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SM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와 문화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문화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듀싱, 현지 인재 발굴, 콘서트 개최 등의 업무를 협업할 예정이다. 

또한 슈퍼엠, 갓 더 비트 등 SM 아이돌 멤버를 새롭게 조합한 유닛 그룹이나 NCT 도쿄, NCT 사우디 등 NCT의 새로운 유닛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NCT가 아닌 새로운 보이그룹도 론칭을 앞두고 있다. 

한 가지 변수는 2022년 12월 31일부로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 계약이 종료된 것이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업체로 SM에게 연간 200억원 이상을 프로듀싱 명목으로 받아왔다. 소액주주들의 행동을 통해 양 사의 계약은 조기종료됐다. 

이와 관련해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 종료는 1차적으로 원가 절감에 기여할 것이나, 프로듀싱 라이선스 지급액 전체를 마진 개선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는 예측과 "2023년부터는 수익성 개선은 물론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이었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해소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혼재한다.

돌아온 수장과 새 판짜는 YG 

YG 역시 2023년을 맞아 새판 짜기에 나섰다. 일단 신년을 전후로 아티스트 라인업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그룹 아이콘은 멤버 전원이 회사를 떠났으며 빅뱅의 태양과 대성도 YG를 떠났다.

많은 아티스트가 나갔지만 가장 중요한 인물이 돌아왔다.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다. 양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해 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하며 법적 공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양 총괄 프로듀서는 3년 6개월 만에 공식 영상에 모습을 나타내며 복귀를 선언했다.

아티스트의 이탈과 수장의 복귀 중 무게감이 더 큰 것은 단연 수장의 복귀다. 또한 양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의 복귀와 함께 새 걸그룹 베이비 몬스터의 론칭을 발표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그룹 트레저 멤버들이 대중들의 투표로 선택된 것에 비해 베이비 몬스터는 철저히 양 총괄 프로듀서의 의중이 반영됐다.

또한 블랙핑크, 지드래곤, 악뮤 등 회사에 남은 아티스트들의 2023년 활동 역시 기대감을 모은다. 양 총괄 프로듀서의 공식적인 복귀는 내부 의사 결정 체계를 단축시켜 아티스트들의 활동에 속도감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니쥬/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현지화 전략으로 日-中 공략

JYP의 2023년 전략은 현지화다. 더 정확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 바이 로컬라이제이션'이다. 이는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가 2018년 7월 열린 '2018 맥쿼리 이머징 인더스트리 서밋'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시작은 2020년 니지 프로젝트를 데뷔한 NiziU(니쥬)였다. 올해는 이러한 전략이 일본을 넘어 중국, 미국까지 확장된다. 일본에서는 니지 프로젝트의 보이그룹 버전이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는 프로젝트 C가 나선다.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손잡고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A2K를 선보인다. 국내 시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SBS '라우드'를 통해 선발된 보이그룹 역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적극적인 현지화 이후에는 글로벌화가 기다리고 있다.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 니쥬가 올 상반기 한국 활동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NiziU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해외 중심의 라인업 확보는 높은 이익 기여로 이어진다"며 JYP의 현지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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