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꿈꾸는 개미들…주식시장은 박스권서 간보기

권유정 기자 2023. 1. 6. 13: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코스피·코스닥 상승폭 1%대
개인,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 확대
“대내외 변수나 통계 불확실성에 무게”

연초 주식시장의 ‘1월 효과’(January Effect)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투자 심리에 악재가 될 변수가 산재한 만큼 증시가 지금처럼 애매한 흐름을 보이거나 오히려 낙폭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1월 효과는 해가 바뀌면서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투자가 시드니 워텔이 지난 1942년 ‘시카고 비즈니스’ 저널에 쓴 기고문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다.

당시 워텔은 과거 1925년부터 집계된 증시 데이터를 토대로 통상 1월, 2월 증시 수익률이 다른 달보다 높다는 결론을 냈다. 연말 세금이나 배당 등 이슈로 증시에서 빠져나간 투자자들 자금이 몰리고, 새로운 정책 발표로 수혜주가 상승폭을 키우면서 증시 전반에 호재가 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러스트=이은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67포인트(0.38%) 상승한 2264.6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4거래일 동안 1.75% 상승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3.75포인트(0.55%) 하락한 679.92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25%다. 두 지수 모두 고꾸라지진 않았지만, 박스권 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개인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순매수에 나섰다. 2일 유가증권, 코스닥시장에서 기관(2953억원), 외국인(492억원) 모두 순매도에 나선 반면 개인은 홀로 2987억원을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전체 순매수 금액으로 보면 외국인(6127억원)이 개인(3762억원)보다 그 규모가 컸고, 기관은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시장을 나눠보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연초 이후 유가증권 시장 내 개인 순매수 규모는 373억원으로 외국인(8569억원)에 못 미쳤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홀로 3392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2442억원), 기관(1142억원)은 모두 순매도에 나섰다.

워텔이 언급한 1월 효과 특징에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는 점이 포함됐다. 워텔 이후 1월 효과를 연구한 살로몬스미스바니 등 학자나 기관은 특정 기간을 정해두고 1월 중반까지는 중소형주 평균 수익률이 대형주를 웃돈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 기대와 달리 1월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정책 기조에 대한 실망감 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실제 1월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환경을 놓고 보면 1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대비할 시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분기 영업이익 달성률은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두 자릿수 마이너스(-)로 예상한다”며 “반도체가 아닌 나머지 업종에서도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초 경기, 실적 등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도 후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외국인 매도, 공매도 구축, 프로그램 매도라는 수급 압박도 가세할 전망”이라며 “단기 급락에 따른 되돌림은 있어도 아직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보면 1월 평균 코스피 수익률은 1.9%로 12개월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기간을 확장해서 코로나19 이후를 포함하면 수익률은 0.42%로 하락했다. 2000년부터 코로나19 이후까지로 기간을 더 확장하더라도 1월 평균 수익률은 0.49%에 그쳤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를 기대하긴 애매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42번의 코스피 1월 수익률을 관찰한 결과 1월이 해당 연도 3등 이내 수익률을 기록한 확률이 28.57%, 단순히 상승할 확률로는 50.0%로 산출된다”며 “기대하기도,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애매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