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남기는 '영웅' 어떤 장면에 울고 웃었나요

조연경 기자 2023. 1. 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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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면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작품 전체가 각인됐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영웅(윤제균 감독)'의 명장면들이 깊이 여운과 함께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회령 전투 이후 흩어졌던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과 동지들의 뜨거운 재회 신은 벅찬 감동과 반가움을 차오르게 만든다. 독립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던 동지들은 독립군의 안식처인 만두가게로 들어서는 안중근을 발견하고 눈물의 재회를 갖는다. 혼란의 시대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끈끈한 동지애가 자아낸 훈훈한 분위기와 유쾌한 웃음은 세대를 불문하고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안중근 역의 정성화부터 독립군 동지들로 분한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그리고 마두식 역의 조우진까지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관객들의 호평을 자아냈다.
설희가 독립군의 정보원을 자처하게 된 사연도 몰입도를 높였다. 화려한 의상으로 무대에 선 설희의 모습도 잠시, 이토 히로부미의 조선 침략 계획에 치를 떠는 설희의 표정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 시키기 충분했다.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과 함께 펼쳐지는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김고은의 흡입력 있는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정보원이 되기를 결심하게 된 설희의 감정이 집약된 넘버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는 배우 김고은의 저력이 빛을 발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안중근과 동지들의 맹세가 마침내 이루어진 하얼빈역 거사도 잊을 수 없다. 오랜 준비 끝에 당도한 거사의 날, 수많은 환영 인파 속에서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구를 겨눈 안중근의 모습은 무거운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어 총성과 함께 울려 퍼진 안중근의 진심이 담긴 외침인 "코레아 우라"(대한제국 만세)는 더할나위없는 울림을 전한다. 사진, 영상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하얼빈역을 재현한 대규모 세트 역시 역사의 순간을 스크린에 생생히 옮길 결과물로 관객들의 극찬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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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의 마지막 편지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기어이 터지게 만든다. 거사 이후 투옥된 아들 안중근에게 전하는 조마리아의 편지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와 여운을 남긴다. 또한 어머니의 결의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안중근의 모습은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두 영웅의 삶을 향한 관객들의 진심 어린 존경을 엿보이게 한다. 특히 나문희의 풍부한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부르는 넘버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말이 필요 없는 감동으로 두고 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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