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PPL 수익=직원 연봉' 강민경, 무지인가 악덕인가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65억 건물주, 1회 PPL 비용 대략 2000만 원, 막내 직원 연봉은 2500만 원.
그룹 다비치 강민경이 '악덕 업주' 논란에 휩싸였다. 직접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에 공지된 채용 공고 연봉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최저 입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봉을 적시하면서 해당 쇼핑몰을 이용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해당 쇼핑몰은 CS(Customer Service, 고객서비스) 경력직(3~7년) 직원을 구한다는 공고를 냈다. 해야 할 일 역시 상세히 고지했다. 전화, 게시판, 메신저, 이메일을 통한 전반적인 고객 응대를 비롯해 물론 주문서를 수집하고 출고와 반품을 정리하는 물류 센터 일이다. 또 고객 문의를 분석해 운영 정책과 기획을 수집해야 한다. 게다가 해외 고객의 이메일에 영어로 응답하는 외국어 능력도 필요하다. 엑셀도 중급 이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첨부됐다.
강민경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활용이 가능한 멀티 직원을 뽑고자 했다. 구직 조건을 살펴보면 채용된 직원은 한 회사 내에 있는 모든 부서에 투입된다. 고객서비스 업무를 기본으로 물류센터도 관리해야 한다. 또 운영 정책을 기획하는 능력은 물론 영어 필사, 엑셀 능력도 필요하다. 또 동종의 경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니 이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경력자라면 상당한 고액 연봉이 예상된다.
그러나 강민경이 준다는 연봉은 주 40시간 기준, 2500만 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한 3개월 계약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세금을 제하면 세후 월 수령액은 190만 원 가량이다.
논란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를 발견한 누리꾼들은 터무니없는 연봉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강민경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연봉은 신입 연봉이라고 정정했다. "담당 직원이 CS 경력자 채용 공고에 신입의 연봉을 게재한 것"이라고 직접 해명했지만 이는 또 다른 논란으로 돌아왔다. 신입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요구하면서도 단순 노동 아르바이트 수준의 연봉을 책정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최저 시급은 9,620원이다.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010,580원이다. 일부 누리꾼들의 지적대로 강민경은 신입의 연봉을 최저 시급에 겨우 맞췄다.
과거 구직 공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수년 전 웹 디자이너를 채용하면서도 많은 조건을 내걸었다. 강민경은 웹 디자이너에게 자사몰 관리 기획 및 온라인 채널 관리는 물론 콘텐츠 개발과 영상 편집 능력도 요구했다. 또 회사 소개 자료, PPT 디자인, CI 로고 디자인, 상품 상세 페이지 제작은 물론 SNS 이미지 콘텐츠 제작과 관리도 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웹 디자이너에게 콘텐츠 제작은 물론 영상 편집 능력까지 갖추길 바란 것. '멀티 능력'을 요구하는 이번 경력자 공고와 비슷하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오너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직원을 뽑고자 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능력에 걸맞은 페이다. 강민경은 경력이든 신입이든 '열정 페이'에 불과한 연봉을 책정하면서 한 사람에게 여러 부서의 인원들이 수행할 법한 과다한 능력 업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서 '내돈내산'으로 속여가면서까지 PPL 수익을 챙겼던 강민경은 왜 유독 직원들의 보수에는 소극적일까.
해당 쇼핑몰의 물건들은 곱창 머리끈을 59000원에 팔 정도로 고가에 운영되고 있다. 이른바 '연예인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물론 소비자가를 책정하는 건 운영자의 자유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오너가 수익의 일부를 직원들과 나누고, 수익 만큼의 품질을 개선하는 일은 의무다. 65억 건물주이자 1회 PPL 비용만 2000만 원을 받는 강민경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MZ세대의 '열정 페이'와 '연예인 프리미엄에 맞는 서비스'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보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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