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30분→18분...SK온 ‘급속충전’ 전세계가 놀랐다 [CES 2023]

2023. 1.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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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최고 혁신상 받은 ‘SF배터리’
2016년부터 TF꾸려 기술개발 결실
다음 목표는 10분만에 충전 배터리
한 관람객이 5일 (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3’에서 SK온의 SF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위쪽). 18분 만에 급속충전이 가능한 SK온의 SF배터리. [SK온 제공]

SK온이 지난 2018년 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파격적인 요청을 받았다. 바로 18분 만에 급속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양산되던 셀로는 아무리 빨라도 충전 시간이 50분은 걸렸다. 대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급속충전 30분을 목표로 움직이는 시기였다. SK온은 확신에 찬 어조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18분 급속충전’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목표였다. 하지만 SK온은 자신이 있었다. 이미 2년 전인 2016년부터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SK온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3’에서 ‘SF(Super Fast) 배터리’를 출품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박기수 SK온 Cell개발2 담당은 “전기차의 완성은 얼마나 더 멀리, 더 빨리 가느냐, 얼마나 더 빨리 충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SK온은 그런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었고, 완성차 업체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급속충전 기술의 핵심은 충전 시 리튬이 삽입될 때 음극의 저항을 낮추는 데 있다. SK온은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특수 코팅 공법과 함께 충전 속도를 올려줄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코팅에서 셀 저항을 발생시키는 접착제(SBR) 사용을 최소화하는 공정도 새로 적용했다.

SK온과 해당 완성차 업체 간 협의체도 가동됐다. 배터리를 차량에 탑재했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기 위해서다. SK온 관계자는 “협의체 간 긴밀한 업무 협업을 통해 주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공동 연구의 원동력은 서로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했다.

SF 배터리의 성공은 급속충전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통 급속충전을 하게 되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된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품질보증 기준이 1000사이클이라면, 일반적으로 급속충전에 대한 보증은 300사이클에 그친다.

그러나 SF 배터리를 쓰면 급속충전만 해도 1000사이클을 모두 운행할 수 있다. ‘급속충전’과 ‘배터리 수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이는 수많은 기초 테스트 끝에 거둔 성과다. SK온이 자체적으로 TF를 꾸린 지 약 3년, SF 배터리 개발을 요청한 완성체 업체와 공동 연구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이었다.

SF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지난 2021년 시장에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사전계약 첫날 하루 만에 1년 목표 판매량을 거의 달성했다. SF배터리는 자체적으로 이번 CES에서 국내 업계 최초로 ‘최고 혁신상’(내장기술 분야)을 받았다.

CES에 방문한 관람객들 역시 SF 배터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자동차부품 회사에 근무하는 무타즈 시쿠카니 씨는 “18분 만에 80%까지 충전된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며 “SK온이 대단한 기술을 개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아리엘 와그너 씨는 “배터리 디자인도 매끄럽고 충전 속도도 대단하다”며 “전기차를 사게 된다면 이처럼 급속충전 배터리가 장착된 차를 사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부스를 방문한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빠른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단 포부를 내놨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흑자 전환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앞서 공표한 숫자에 맞춰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소감으로는 “저희가 소비재를 많이 안 하고 산업재를 많이 하지만, 넷제로를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나름대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전했다.

SK온은 흑자전환과 더불어 ‘10분 급속충전’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SK온 관계자는 “업계 최초 CES 최고혁신상 수상은 기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성능이 좋은 배터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졌다”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K배터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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