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투표에도 하원의장 선출 실패… 막장 치닫는 공화당

김남석 기자 2023. 1. 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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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5일(현지시간)까지 사흘에 걸친 11차례 투표에도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의장 선출에 계속 실패하면서 1859년 이후 164년 만에 가장 긴 의장 선출 투표기록을 세웠다.

공화당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한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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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매카시 : 미 하원의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3일째인 5일에도 진행된 가운데, 유력 후보인 케빈 매카시(모니터 속 왼쪽) 공화당 원내대표가 워싱턴DC 의회 본회의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10번째 투표를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국 164년만에‘최장’투표

공화 강경파, 양보안에도 반대

지도부는 리더십 부재 ‘혼돈’

매카시 의원 옹고집까지 겹쳐

일부 트럼프 추천 촌극 빚기도

하원 기능 정지 장기화 우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하원이 5일(현지시간)까지 사흘에 걸친 11차례 투표에도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의장 선출에 계속 실패하면서 1859년 이후 164년 만에 가장 긴 의장 선출 투표기록을 세웠다. 공화당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한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후보교체 가능성을 일축한 매카시 원내대표와 ‘매카시 절대 불가’를 외치는 강경파의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미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공석 및 의회 기능 정지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원은 이날 정오부터 본회의를 속개하고 호명방식으로 의장 선출 투표를 재개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 후보 매카시 원내대표가 7~8차 투표에서 201표, 9~11차 투표에서 200표를 얻는 데 그쳐 의장 선출에 필요한 과반(218표) 득표에 실패했다. 미 하원이 10차례 이상 투표에서도 의장 선출에 실패한 것은 남북전쟁 전인 1859년 당시 공화당의 윌리엄 페닝턴 의장이 44차례 투표 끝에 선출된 이후 무려 164년 만의 일이다. 결국 하원은 11차 투표 이후 표결을 통해 정회를 결정했고 6일 정오에 다시 본회의를 속개하고 투표를 이어가기로 했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이날 독자 하원의장 후보로 바이런 도널드, 케빈 헤른 의원 등을 번갈아 내세우며 줄곧 매카시 원내대표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11차 투표를 앞두고 민주당 조 너구스 의원이 후보추천 연설에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1·6 의사당 난입사태를 거론하며 공화당을 자극하고, 이어 공화당 맷 게이츠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장 후보로 천거하며 맞불을 놓는 장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 입장을 밝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진 11차 투표에서 자신을 추천한 게이츠 의원으로부터 한 표를 얻는 데 그쳐 열렬 충성파를 자처했던 강경파 의원들에게 또 한번 외면당했다.

매카시 원내대표 측은 전날 본회의 종료 직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강경파 의원들과 연쇄 접촉하며 의장 해임안 제출 요건을 5명에서 1명으로 낮추고 운영위원회에 강경파 의원들을 다수 배정하는 등의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며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콧 페리 의원이 자신의 SNS에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글을 올리는 등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원내대표 측 제안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프리덤 코커스’에 소속된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2000년대 폴 라이언·에릭 캔터 의원 등과 함께 공화당을 새 보수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등장한 ‘영건즈’ 3총사 중 한 명인 매카시 원내대표가 당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보수 노선을 걷고 있지만 기회를 잡아 정통 공화당 노선으로 회귀할 뜻을 내비치며 불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법안·예산처리 등을 두고 민주당과 어느 정도 타협해 왔다는 점도 이민·낙태·성 소수자 문제 등에서 극단적 입장을 고수하는 강경파가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매카시 원내대표 역시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 패트릭 맥헨리 의원 등으로의 후보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끝까지 의장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혀 의장 공석 장기화를 우려하게 하고 있다. 그는 어떤 시점에 결과가 변하지 않을 것을 깨닫게 되느냐는 질의에 “내가 승리한 후”라고 밝혀 중도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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