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멕시코 언론의 비극

2023. 1. 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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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북아메리카 대륙 남단에 위치한 멕시코는 전쟁 등으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을 빼앗긴 탓에 미국과 국경을 접한 게 부담이었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엔 미국 인접국 혜택을 톡톡히 누리는 나라다.

그러나 멕시코는 기자들이 생명을 걸고 취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언론 후진국'이다.

'언론이 갱단에 협박받는 멕시코는 트럼프류의 포퓰리스트들이 언론을 매도하는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의 암울한 미래상일 수 있다'는 저자의 결론은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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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북아메리카 대륙 남단에 위치한 멕시코는 전쟁 등으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을 빼앗긴 탓에 미국과 국경을 접한 게 부담이었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엔 미국 인접국 혜택을 톡톡히 누리는 나라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후 경제 규모가 나날이 커져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4000억 달러로 세계 15위다. 13위 한국(1조7000억 달러)보다 두 단계 낮지만, 과거 식민 모국이었던 스페인(1조3800억 달러)보다 한 단계 위로 국력도 역전됐다.

멕시코는 199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만들어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회원국이다. 일찌감치 OECD에 가입한 덕분에 전문직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눈부시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의 젠더 격차 지수에서 멕시코는 25위다. 108위인 한국에 비해 성평등 선진국이라 할 만하다. 지난 2일 멕시코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법원장이 탄생한 것도 이런 기류 덕분이다. 그러나 멕시코는 기자들이 생명을 걸고 취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언론 후진국’이다. 국제기자연맹(IFJ)에 따르면, 지난해 취재 중 사망한 언론인은 67명이다. 1위는 우크라이나로 12명, 2위는 멕시코로 11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라서 그렇다 해도 멕시코에서 매월 한 명꼴로 언론인이 살해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AP 중앙아메리카 지국장 출신 캐서린 코코란은 ‘늑대의 입속에서:살해, 은폐, 그리고 침묵의 진짜 대가(In the mouth of the wolf: a murder, cover-up and the true cost of silencing)’에서 ‘멕시코는 기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중의 하나’라고 했다. 마약 거래 갱단에 무력한 정치권 탓에 살인·납치가 일상화했기 때문이다. 갱단 비리를 파헤치다 희생된 멕시코 기자 레지나 마르티네스의 삶을 추적한 저자는 ‘멕시코에선 목숨을 지키기 위해 갱단 주문에 따라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자들이 진실 보도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회는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붕괴된다’고 경고했다. ‘언론이 갱단에 협박받는 멕시코는 트럼프류의 포퓰리스트들이 언론을 매도하는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의 암울한 미래상일 수 있다’는 저자의 결론은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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