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00억대인데 3800억 회사에 쌓아둬?…휴마시스에 뿔난 주주들, 경영권 분쟁에 주가는 급등

정해용 기자 2023. 1.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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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 휴마시스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최대주주가 팬데믹 상황에서 번 돈을 소액주주들에게 거의 돌려주지 않았고 주가를 올릴 생각도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화가 난 상태로 안다"면서 "앞으로 경영권 분쟁이 상당 기간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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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부터 경영권 분쟁 공시
공시 후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시총 5000억원대인데 지난해 3분기 이익잉여금 3800억 넘어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 휴마시스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휴마시스는 주요 경영권 분쟁 관련 공시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상한가까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상대보다 많은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휴마시스가 이익을 많이 냈지만 이를 주주들에게 나눠주지 않은 것이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이유라고 금융투자업계에선 분석한다. 이 회사의 전체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 이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3800억원이 넘는다.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 뉴스1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마시스 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일까지 주기적으로 경영권 분쟁과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높게는 30%(상한가)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4일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주주 구모씨가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시하자 이튿날인 5일 주가는 전날보다 24.34% 급등한 1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지난해 10월 14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이 올린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 선임의 건 등을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며 부결시킨 사실이 공시되자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29.82% 상승하며 1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2거래일 후인 지난해 10월 18일 구모씨 등 5명의 소액주주가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며 공시(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하자 주가가 다시 전날보다 24.51% 올라 2만2350원까지 올랐다.

구씨 등 5명의 소액주주가 공시에서 밝힌 지분율은 5.45%(186만6853주)로 차정학 등 최대주주 일가 4명의 지분율 7.65%(보통주 259만3814주‧3분기말 기준)와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오는 2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행사를 위해 지분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손민균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에 반발하는 이유는 회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진단키트 사업을 통해 큰 이익을 얻었음에도 배당 등 주주에게 이를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9월말) 기준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3828억9097만원이다. 이는 지난 5일 이 회사 전체 시가총액(5629억1156만원)의 68.01%에 달하는 자금이다. 이익잉여금이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내부에 쌓아둔 금액을 말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측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하고 이를 확보하기 어려우면 시장에서 직접 지분을 살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다”라면서 “다만 최근처럼 증시에서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약한 시기에는 이런 테마성 주식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할 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최대주주가 팬데믹 상황에서 번 돈을 소액주주들에게 거의 돌려주지 않았고 주가를 올릴 생각도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화가 난 상태로 안다”면서 “앞으로 경영권 분쟁이 상당 기간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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