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만 틀어막아 은행만 배불려”

이관범 기자 2023. 1. 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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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쏠림 현상과 금융시장 불안을 막겠다며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을 틀어막는 시책으로 결국 은행 배만 불리고 있는 것 아닌가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면서 금융 소비자의 체감 예대금리차는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당장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보여 대출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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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붙어있다. 새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최대 8%를 돌파했다. 뉴시스

■ 예대금리차 확대에 소비자 원성

시중은행 5%대 정기예금 실종

대출금리는 8% 넘어 고공행진

은행, 역대급 실적 성과급 잔치

각종 인터넷 게시판 ‘부글부글’

“자금시장 쏠림 현상과 금융시장 불안을 막겠다며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을 틀어막는 시책으로 결국 은행 배만 불리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수신 금리는 곤두박질치는 데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자 금융 소비자의 불만이 끓고 있다. 단기자금시장 경색과 2금융권의 유동성 우려를 고려해 은행권의 수신 경쟁을 한시적으로 자제토록 해왔던 금융당국도 내부적으로 해제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면서 금융 소비자의 체감 예대금리차는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통해 공시한 자사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을 보면 1년 만기 연 5%대 금리(우대 기준)를 지원하는 예금 상품은 더는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해 11월 말만 해도 연 5%를 찍었던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4% 수준이다. 두 달 전만 해도 5%대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 인상 기조는 멈출 줄 모른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전날 기준 연 5.15∼8.11%를 기록하는 등 연 8%대를 넘어섰다. 당장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보여 대출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소비자 불만도 한껏 고조하고 있다. 한 시민은 “가뜩이나 고금리·고물가·고유가로 민생 경제가 어려운 데, 예금 금리는 붙잡아 놓고 대출 금리만 올려 은행 배만 불린다”면서 “이래저래 서민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역대급 실적과 성과급 잔치를 예고한 은행권도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특별격려금 340만 원을 별도로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61%를 책정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기본급 400%의 성과급을 책정했다. 하나·우리은행도 이에 못잖은 성과급 지급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같은 불만의 목소리에 대해 “해외 금융사는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이지만 국내는 코로나19 피해자 지원 등과 같은 공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주주 환원 후 남은 이익을 직원들과 배분하는 구조”라며 “정부 시책에 부응하면서 경기침체 등 위험 가능성을 반영하다 보니 예대금리차에 대한 체감도가 악화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관범·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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