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사장, 수입차·신사업 시너지로 시장 흔든다

김태환 2023. 1. 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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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아우디·지프·미니·폴스타 등 '멀티 브랜드' 전략
인증 중고차·온라인 판매·통합 정비로 시너지 전망

코오롱그룹 오너일가의 4세이자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사장(각자 대표)이 새로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나선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이 분할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의 수입 브랜드가 아니라 여러 브랜드를 섭렵한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높이고, 온라인과 중고차 시장 등 판매 접점을 늘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벤츠가 8만976대를 기록해 1위, BMW가 7만8545대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2만1402대를 기록한 아우디였으며, 폭스바겐 1만5791대, 볼보 1만4431대, 미니 1만1213대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 딜러사 중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 중 BMW, 아우디, 볼보, 미니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분할 전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987년 BMW 공식 딜러사로 시작해 BMW 최대 딜러사로 성장했다. 2015년에는 아우디와 볼보 브랜드의 유통도 담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지프·폴스타까지 계약을 확장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라인업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있다.

과거 딜러사들은 하나의 브랜드만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수입차 국내 법인이 배정하는 물량만큼만 판매해야 하는 딜러사 입장에선 특정 수입차 브랜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장 관행을 처음 부순게 코오롱글로벌이었다.

브랜드를 늘리면 딜러사가 수입차 업체와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각 브랜드의 판매·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추구하는 인증 중고차 시장, 온라인 판매 플랫폼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만들어준다.

실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2018년 '코오롱모빌리티'라는 수입차 종합 정비센터를 출범시켜 현재 전국에 5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센터는 자신들이 담당한 수입차 브랜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를 정비할 수 있는 일종의 '정비 서비스 플랫폼'이다. 보증 기간이 끝난 차량 보유자나 수입차 정비소가 멀어서 불편하던 지방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인증 중고차 시장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적인 신사업 영역으로 손꼽힌다. 인증 중고차는 그룹 차원에서 중고차 관련 통합 조직을 신설해 판매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미 전국망을 가진 서비스 센터와 연계해 현장에서 즉시 정비하고, 판매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가진 수입차 유통망에 이어 온라인 플랫폼, 중고차 시장까지 제공하게 되면 사실상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서 "여기에 전국망을 갖춘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면 신사업 간의 시너지 확보에도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 분할 전 유통부문의 EBIT 규모 추이 그래프. /NICE신용평가 제공

분할 전부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알짜 사업'으로 손꼽혔다. 모빌리티 분할 전 코오롱글로벌에서 유통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20년 37.6%, 2021년 43.3%, 지난해 3분기까지 47.8%를 차지했다. 분할한다면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은 반토막 나게 되는 셈이다. 유통 부문의 이자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인 EBIT는 2020년 386억 원에서 534억 원, 지난해 3분기까지는 513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다만 수입차 판매가 주요사업인 만큼 고환율·고금리 시장이 지속된다면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3분기 평균 1337.98원, 지난해 4분기에도 평균 1359.26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만큼, 고환율 시장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환율이 높으면 국산차보다 상대적으로 수입차 가격이 높아져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

금리 상승도 장애 요인이 될 전망이다. 차량 구매를 대부분 할부로 진행하는데 대출금리가 6~10%가까이 형성되면서 차량 구매를 꺼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가격이 높아 금리 부담도 더 크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고환율과 고금리가 수입차 판매의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수입차들은 대부분 고가 브랜드라 구매하는 사람이 경기의 영향을 덜 받기에 국산차보다는 영향이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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