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용산 안 뚫렸다"는데 왜 계속 용산 얘기 나올까
군이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한 것을 뒤늦게 인정하면서도 용산 상공을 뚫었다는 설을 거듭 부인했다.
군이 '용산 상공 불침설'을 유지하는 것은 실제 북한 무인기 항적이 용산 상공에 없었다는 사실 관계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대통령 경호 실패론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민주당 측이 '안보 공백'의 도화선으로 지목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도 얽혀 있는 이슈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연말 확산한 용산 침범·촬영설을 부정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전비태세검열실이 지난주부터 북한 무인기 관련 기록들을 초 단위로 정밀 분석한 결과 "서울에 진입했던 적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P-73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독 결과가 나왔다. 북한 무인기가 P-73 북단을 스치듯 침범했다는 것이다.
P-73은 대통령실 인근인 전쟁기념관과 대통령 관저 인근의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각각 반경 3.7km로 그어진 두 개의 원 모양 구간(사진)이다. 두 원 가운데 상대적으로 왼쪽 아래 위치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중심으로 한 원의 북단은 시청(중구) 인근에서 형성된다. 오른쪽 위 방향에 있는 대통령 관저 중심 원 북단은 종로 3가역(종로구) 인근에 해당한다.
' P-73 북단 침범'은 북으로 종로구, 남으로 중구 범위 구간에서 북한 무인기 추정 항적이 1개 추가 포착됐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군은 "정찰·감시체계 노출 우려가 있다"며 북한 무인기의 구체적 항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은평·동대문 등 기존 알려진 무인기 침투 경로보다 남쪽에서 항적이 추가 포착되면서 북한 무인기의 용산 침범·촬영설이 지난해 연말에 이어 재확산했다. P-73 침범 가능성에 대해 군은 부정하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 이번에 용산 침범부터 P-73침범까지 모든 입장을 군이 뒤집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적 무인기가 용산 상공을 지났다고 하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용산 침범설을 거듭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 등을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하는 등 P-73 침범에 대한 민주당의 강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측은 '대통령실 졸속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주장도 펼쳤다. 반면 합참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했다.
북한 무인기의 용산 촬영설에 대해서도 군에서는 선을 긋는 발언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거리, 적 능력을 봤을 때 촬영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는 북한 무인기가 원격 조종이 아니라 사전에 입력한 좌표를 따라 비행했다는 군 당국의 평가와 관련돼 있다. 수 km 밖 나뭇잎까지 정밀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된 민간 드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원격으로 카메라 조작이 되지 않는 이상 의미 있는 촬영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군의 판단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비공개 업무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보위 위원들이) 용산대통령실 촬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국정원은)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취재진으로부터 국정원이 대통령실, 국방부 합참이 촬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느냐는 취지의 질의를 받고 "의원들께서 무인기가 들어와서 그 고도에서 촬영이 가능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가능성, 가정적 질문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답변을 (국정원이) 한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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