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 바다에 “HD현대 어메이징 오션”
자동화·무인화 혁신기술 집약체
환경·에너지 위기 극복 비전 제시
2030년 상용화 야심찬 항해
“CES에 여러 번 왔는데 바다라니, 독특하네요. 온갖 미래 기술이 바다에서도 실현된다면, 몇 년 뒤엔 저 배가 진짜 바다를 누비겠죠?”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인 ‘CES 2023’이 개막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HD현대 전시관에서 만난 마이클 로저스 씨는 10m 길이의 선박 모형과 그 앞으로 설치된 디스플레이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처음 공개된 HD현대 전시관에서 전 세계 관람객의 눈길을 끈 건 단연 배였다. 날렵한 유선형 모양의 하얀 배는 우리가 그간 봐왔던 배와는 달랐다. 물과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매끈하면서도 얇고 길쭉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배의 앞쪽으로 거주구가 있지만 사람의 공간은 크지 않아 보였다. HD현대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까닭이다.
배의 심장인 엔진은 친환경 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움직였고 미래의 닻인 윙세일(날개 형태의 풍력보조 추진장치)은 바람의 힘을 더해 효율성을 높였다. 선박 상단에 설치된 여섯 개의 윙세일이 위아래로 움직이자 모형 앞쪽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선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고, 미래의 배는 꿈의 항해를 시작했다.
HD현대는 혁신 기술의 집합체인 이 미래 선박을 2030년부터 전 세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고효율·친환경 기술을 통해 연료를 20~30% 가량 절감하겠다는 게 HD현대의 목표다. 건조에도 디지털 솔루션을 더해 보다 체계적으로 만들 방침이다.
HD현대는 정기선 사장이 전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래 해양 전략으로 제시한 바다의 대전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세계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구성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바다에 대한 관점과 접근방식을 완전히 바꿔 환경, 에너지 문제 등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고 육지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HD현대의 비전이다.
HD현대는 올해 ‘통합 스마트 쉽 솔루션 ISS(Integrated Smart ship Solution)’에 AI(인공지능) 기술을 더한 ISS 2.0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 세계 선박의 운항정보 데이터와 항만의 운영상태, 해상 날씨 등을 초연결해 최적의 운항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제성은 물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업계에서 저가 수주 관행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조선업 전반적으로 안 좋은 영향이 줄어들고 좋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과거 국회 국정감사에서 했던 발언을 회고했다. 그는 “한 국회의원이 기업을 하면서 무엇이 제일 힘드냐 물어보니 권 회장이 ‘정부가 세금으로 돈을 넣어준 회사가 시장에 나가서 저가 수주를 하니 우리도 그 가격을 따라가야 해서 너무 힘들다’, ‘정부 세금하고 싸우는 게 힘들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 ‘제대로 돈을 벌어야겠다’, ‘돈을 벌어 성장시키고 직원들 돈도 많이 주겠다’는 원칙이 서 있는 회사가 (대우조선해양을) 운영하면 옛날 같은 일은 안 벌어질 것 같다”면서 “업황과 관련해선 굉장히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X중공업 인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저희가 생각하는 시너지가 있다”며 “시너지가 많은 회사는 그에 대해 페어밸류(적정가치)를 많이 쳐줄 수 있고 적은 회사는 적게 쳐줄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밸류를 낼 것이고 그 이상은 낼 용의가 없다”며 “되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현재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인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된 한화도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절친’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전시관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방문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정 부회장 일행과 전시관을 둘러보며 직접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설명하며 미래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등에 대해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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