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일본은 총리 힘 빌려 저출산 해결” 대표 출마 의지?

조미덥·문광호 기자 2023. 1. 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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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친윤계에선 불출마 종용하는 듯한 발언
김기현으로 ‘윤심 후보 단일화’ 노리는 듯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 부위원장 페이스북.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일본의 저출산 장관은 총리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자신이 여당 대표가 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전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당내 강성 친윤석열계에선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공개 발언이 많아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으로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부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위원회 활동과 구상을 밝혔다고 전하며 “위원회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야만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저출산특위위원장 시절 만난 일본의 저출산 장관은 일본의 속담 ‘호랑이의 힘을 빌린다’처럼 총리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과 전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글을 맺었다.

전날 권 의원이 “당의 단합”을 내세우며 당대표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후 나 부위원장의 출마에 여권의 관심이 쏠린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다. 집권당 대표가 내각제 총리를 맡은 일본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여당 대표(호랑이)가 돼 저출생 문제 해결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부위원장을 맡은 지 몇개월 되지 않아 사퇴하고 당대표로 출마하게 됐을 때 받게 될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친윤계에선 나 부위원장이 현직에 충실하는 것이 좋다며 불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 당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나 부위원장이 나오면 친윤계 대표주자 위상을 나 부위원장이 가져가 김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윤석열계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이) 지금 하시는 일도 충분히 유의미해서 아무런 결과도 안내고 접는 것도 아쉬운 면이 있다”며 “인구 문제에 집중을 해서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3개월 전에도 전당대회 얘기는 나왔는데 이 자리(부위원장)를 수락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전당대회를 나오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지 않겠나. 대통령도”라고 했다.

‘윤심 청년최고위원’을 내걸고 전날 출마선언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중요한 직을 맡은 지 몇 개월 안되셨는데 거기서 뭔가 성과를 내고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를 제시하는 게 어떤 의미에서 당대표 이상의 중요성을 가질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으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돕는 한 당내 인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 부위원장이 나오면 우리가 경쟁자인데 우호적으로 갈 수는 없다. 각오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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