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전 주한미사령관 “한·미가 함께 핵 사용 계획 세울 때 됐다”
북한의 증가하는 핵 위협 및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가 미국의 핵 운용에 대해 공동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4일(현지 시각) 미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은) 한국의 정치적 문제를 야기시킨다”며 “그들(한국 사람들)은 ‘이봐 우리가 정말로 여기서 올바른 보호를 받고 있다고 확신하는거야? 아니면 우리 스스로 그것(핵무장 등)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핵우산’ 개념은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한국은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정도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한 데 대해 “(이런 우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미간 동맹의 성격을 반영한다”고 했다. 미국도 이런 한국의 우려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이 한국에 충분한 안심감을 줬는가’라는 질문에 “그간 미국은 (한국의 방어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지도부와 정치권에 분명히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면서도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선임연구원은PBS 인터뷰에서 “한국은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입증한 이후 지난 5년간 (미국이 안보) 합의를 실제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우려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종종 (미국이 과연)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을 맞바꿀 것이냐는 질문을 듣는다”라고 했다. 북한이 ICBM을 통해 미 본토를노릴 경우, 이를 감당하면서까지 미국이 서울을 보호할 것이냐는 우려가 한국에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현직(주한미사령관)이었을 때 비슷한 한국의 회의론에 직면했었다”라며 “한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주한미군기지 등을 찾아) 실제로 (미국 전략) 자산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자산의 위치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설명했다”며 “왜 미국의 전략자산이 항상 (한반도 내) 사정권에 있는지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나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당시) 그들은 안심이 됐지만 이런 노력은 시간 제한이 있다. 그들은 이미 현직을 떠났고, 비슷한 확신을 필요로 하는 지도자들의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고 했다.
PBS는 “한국 대통령실은 최근 ‘한미 양국이 미국의 핵무기 관리에 대한 공동 실행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미국이 어떤 동맹국에도 핵무기를 넘겨주지 않고, 한국과 공동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금 당장 한·미간 핵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려는 계획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의) 핵에 대한 잠재적인 사용을 두고 양국이 함께 계획을(time to have binational planning) 세울 때가 왔다”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이 미국의 핵 운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국 간 본격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의 핵 운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한미)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폭넓은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을 양국이 논의하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훈련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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