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 잭팟과 국가대표, '차기 광현종'의 시험대…"증명할게요"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라 생각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26)는 간절히 바랐던 태극마크를 다시 품었다. 구창모는 4일 발표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 투수는 구창모를 비롯해 김광현(35, SSG 랜더스) 양현종(35) 이의리(21, 이상 KIA 타이거즈) 김윤식(23, LG 트윈스) 등 5명이 뽑혔다.
구창모는 일찍이 김광현과 양현종의 뒤를 이을 차기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2020년은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15경기에서 9승, 93⅓이닝,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는 19경기에서 11승, 111⅔이닝,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호성적을 이어 갔다.
NC는 팀 내 최고 에이스로 성장한 구창모를 묶어두기 위해 올겨울 비 FA 다년계약을 추진했다. 2023년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구창모의 FA 자격 획득 시기가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 2가지 경우로 나눴다. 2024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으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 총액 125억원, FA 자격을 얻지 못하면 2023년부터 2029년까지 6+1년 총액 132억원을 받는다.
대형 계약 뒤에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은 남아 있었다. 태극마크다. 구창모는 2017년 APBC 대표로 선발된 뒤로 5년 넘게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었다. 2019년 WBSC 프리미어12는 대표팀에 승선했다가 허리 통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은 전완근 미세 골절로 재활하느라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WBC 대표팀 합류를 간절히 바랐다.
구창모는 최종 엔트리 발표 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항상 기회가 왔는데, 내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에 마지막까지 엔트리에 들어서 정말 좋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잘 준비해서 대회까지 몸을 잘 만들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게 먼저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늘 롤모델로 언급했던 김광현 양현종과 동시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도 큰 영광이다. 구창모는 "한 번도 두 분과 같이 야구를 해본 적이 없었다. 같이 하면서 옆에서 많이 배우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면서 대회를 치러야 할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막상 태극마크를 다니 어깨가 꽤 무거워졌다. 구창모는 "늘 다른 나라 선수에게 공을 던지는 모습을 상상만 했다. 그 꿈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다른 나라 선수들한테 내 공을 평가받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감독님께서 기용할 때 지장이 없도록 잘 준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표팀 투수는 모두 15명인데, 대부분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최고참이고, 이용찬(34, NC)과 고영표(32, kt 위즈), 김원중(30, 롯데 자이언츠)이 뒤를 잇는다. 김원중 바로 다음이 구창모다.
구창모는 이와 관련해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나도 2017년 이후로는 첫 국가대표라 많이 어색할 것 같다. (내가 중고참인 것도) 적응이 안 된다. 나도 대표팀 경험이 많이 없는 수준인데, 어린 선수들 중에서도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조언도 듣고 싶다. 국제대회는 다르니까 많이 물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베테랑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36, 두산 베어스)가 함께해 큰 힘이 된다. 양의지는 올겨울 두산으로 FA 이적하기 전까지 2019년부터 NC에서 4시즌을 뛰면서 구창모와 호흡을 맞춰 왔다.
구창모는 "(양)의지 선배님이 두산으로 이적하고 연락드렸을 때 WBC에서 배터리를 하게 되면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했다. 선배님이랑은 NC 때부터 호흡을 잘 맞췄으니까 믿고 던지면 될 것 같다"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대형 계약에 이어 태극마크까지 달면서 더 단단히 마음을 먹고 새해를 맞이했다. 구창모는 "작년에 일단 구단에서 좋은 계약을 제시해 주셨다. 나 스스로도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라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국가대표도 정규시즌도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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