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삼각트레이드 승자는 37세 국대포수…KIA 반사이익, 삼성 대략난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년1개월이 흘렀다. KBO리그 최초의 삼각트레이드 승자는 키움과 이지영이다.
2018년 12월7일이었다. 키움, SK, 삼성이 삼각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이 외야수 고종욱을 SK로 보내고 삼성으로부터 포수 이지영을 받았다. SK는 고종욱을 받는 대신 삼성에 외야수 김동엽을 내줬다. 삼성은 김동엽을 받는 대신 이지영을 보냈다.
현재 키움은 이지영이라는 기둥을 받치는 유망주 포수가 즐비하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박동원(LG)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하면서 안방 뎁스가 불안했다. 대신 외야에는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SK는 중, 장거리타자가 많은 팀이니 김동엽을 포기하고 통산 3할을 자랑하는 교타자를 받는 게 타선 밸런스 측면에서 바람직했다. 삼성은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을 쓰면서도 장타력이 떨어지는 타선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안방은 1년 전 강민호 영입으로 여유가 생긴 상황이었다.
4년이 흘렀다. 이 트레이드의 성패는 이제 확실하게 논할 수 있다. 키움과 이지영이 위너다. 특히 이지영이 최대승자다. 그러나 SSG와 삼성은 패자에 가깝다. 그래도 KIA는 반사이득을 맛봤고, 고종욱은 제3의 인생을 시작했다. 삼성은 이지영과 인연을 끝낸 뒤 다시 포수왕국이 됐지만, 김동엽으로 전혀 재미를 못 봤다.
이지영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타율 0.282, 0.309, 0.275, 0.267을 기록했다. 31~39타점을 꾸준히 생산했고, 2021년까지 박동원과 안방을 양분하면서도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2022시즌에는 박동원이 KIA로 떠나자 137경기에 나섰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2시즌 WAA 1.001로 포수 1위, 994⅔이닝으로 포수 최다이닝 2위, 포수 평균자책점 3.52로 4위, PASS/9 0.371로 6위, 도루저지율 34%로 6위였다. 리그 정상급 공수겸장 포수다.
2019-2022 FA 시장에서 3년 18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이 계약은 혜자계약으로 판명 났다. 2022시즌 연봉은 3억원이었으며, 2023시즌 연봉 인상도 확실하다. 2023시즌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두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포수라는 확실한 프리미엄이 있다. 더구나 37세의 나이에 WBC 대표팀 백업포수로 늦깎이 태극마크도 단다.
반면 SSG와 고종욱은 인연이 아니었다. 그래도 고종욱은 2019년 SK에서 137경기서 타율 0.323 3홈런 56타점으로 좋았다. 그러나 2020년 92경기서 타율 0.283 3홈런 26타점, 2021년 88경기서 타율 0.267 2홈런 18점으로 생산력이 떨어졌다. 결국 2021시즌을 마치고 전격 방출 됐다. SSG로선 고종욱 영입이 절반의 성공이었다.
고종욱은 이후 KIA에 테스트를 통해 입단했다. 2022시즌 62경기서 타율 0.283 2홈런 14타점했다. 수비가 불안한 약점이 여전해 풀타임 주전으로 올라서긴 쉽지 않다. 그래도 통산 3할의 좌타자로서 활용가치는 있다는 게 확인됐다. KIA는 이 삼각트레이드에서 일종의 약간의 반사이익을 봤다. 고종욱이 올해 좋은 활약을 하면 숨은 승자도 가능하다. 단, 올해 6월 최원준이 전역한다. 고종욱으로선 험난한 시즌이 예상된다.
삼성과 김동엽이 대략난감, 패자에 가깝다. 김동엽은 2020년 115경기서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 OPS 0.868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2019년 60경기서 타율 0.215 6홈런 25타점, 2021년 69경기서 타율 0.238 4홈런 24타점, 2022년 30경기서 타율 0.221 2홈런 4타점이라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고종욱과 마찬가지로 수비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 장점마저 발휘하지 못한 케이스다.
박진만 감독은 수비중심의 라인업 구성을 선호한다. 사실 대부분 감독이 그렇다. 박 감독은 좀 더 확고한 스타일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동엽은 한 방으로 보답하지 못하면 올 시즌 중용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지영의 FA 혜자계약 및 WBC 대표팀 선발과 김동엽의 상황이 크게 대조된다.
[이지영(위), 고종욱(가운데), 김동엽(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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