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폰 수십대 든 수상한 사람”…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1. 6. 1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수십 대의 휴대전화를 들고다니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을 도운 20대 남성이 시민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2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경의중앙선 야당역에서 “가방 안에 휴대전화 수십 대를 갖고 있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후 고양시 경의중앙선 화전역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의 가방에는 국내 유심칩을 이용해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와 함께 휴대전화 30여 대가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계기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사용하는 기기다. 번호 변작 중계기를 사용하면 해외 발신 번호나 070등 인터넷 전화번호 등을 휴대 전화번호나 일반 전화번호로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이 해외 발신 번호나 070 전화번호로 걸려 온 전화는 잘 받지 않기 때문에 ‘010’ 등으로 번호를 바꿔 전화를 거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코인 투자 정보 광고를 통해 온라인으로 알게 된 누군가로부터 일을 제안받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계기가 든 가방을 들고 수도권 일대에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일당 20만∼3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보이스피싱 조직과 주고받은 채팅은 매일 바로 삭제된다”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은 오피스텔 등 특정 건물에 중계기를 설치해두고 범행을 시도했으나, 최근에는 경찰 눈을 피해 중계기를 차량에 실은 채 이동하거나 사람이 직접 중계기를 들고 돌아다니게 하는 등 범죄 수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경찰은 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