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인터뷰] 정가은 "능력·멋진 男 만나는 현모양처 꿈꿨지만…'별 볼일 없는 인생'=내 인생"

강민경 2023. 1. 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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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배우 정가은이 2~30대 '현모양처'를 꿈꿨지만 어렵고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루고 싶은 사랑이 없는 싱글맘인 그는 딸에게 주 4회 일하는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면서도 영화 제목처럼 '별 볼일 없는 인생'이 자기 인생이라고 했다.

정가은은 2016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했다. 하지만 2년 뒤 2018년 이혼했고, 현재 워킹맘으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딸을 키우고 있다.

정가은은 "저도 20~30대 때 능력 있는 멋진 남자를 만나서 방송을 먹고 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취미 생활로 하고 싶었다. 현모양처가 꿈이었다. 막상 해보니까 현모양처는 저랑 안 맞더라. 젊을 때 막연하게 현모양처 꿈을 꾸기도 하는데 현모양처는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그는 "저는 살림은 젬병이다. 엄마랑 같이 사는데 엄마가 살림하고, 나는 내 할 일을 사랑하면서 한다. 제 딸이 '엄마 일하기 싫죠?', '엄마 힘들죠?'라고 물어본다. 그럼 딸에게 '엄마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일하기 싫다'고 한 적은 없다. '엄마는 일을 되게 사랑해, 열심히 할 거야'라고 한다"며 "20~30대 꿈은 현모양처였지만 40대가 된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하자'가 꿈이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해내자는 것이 목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가은은 영화 '별 볼일 없는 인생'을 통해 스크린 데뷔한다. '별 볼일 없는 인생'은 죽기 직전 과거로 떠나게 된 ‘이선’이 자신의 옛 연인들을 마주하고 다시 한번 사랑을 찾으려는 내용의 타임슬립 판타지 멜로. 정가은은 극 중 극단적 선택을 위장 시도하는 주인공 이선을 연기한다. 이선은 죽기 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인물.

정가은은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출연한 계기에 대해 "작년 늦겨울, 초봄이었던 2~3월에 서동헌 감독님을 만났다. 감독님을 뵙기 전 대본을 받았다. 대본을 받고 '내가 영화 주연을 할 깜냥이 되나?' 싶었다. 대본을 보니 역할이 저랑 처해있는 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선으로 감정 이입해서 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이어 "서동헌 감독님이 배우 오디션을 보거나 누구누구 중에서 내가 생각해보겠다가 아니라 '정가은이랑 하고 싶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사기 아닌가?' 싶었다. '왜 나랑 하고 싶어 하시지?' 싶더라. 우리 회사에 '나랑 하고 싶은 거 맞느냐?'라고 물어봤다. 감독님께서 '정가은 씨가 이 작품을 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아예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정가은은 왜 이선 역할에 자신이어야 했는지 의문을 가졌다고. 그는 "제가 배우로 연기자로서 연기가 보증된 사람은 아닌데 왜 저를 선택하셨냐고 했다. 감독님께서 이선 역할을 쓰면서 옆에서 누군가가 제 이야기했나 보더라. 감독님께서 그 이야기 듣자마자 딱 정가은이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저라는 느낌이 오셨나 보더라"고 했다.

정가은은 자신이 연기한 이선에 대해 "수능을 앞두고 엄마가 사라진다. 어떻게 보면 아이를 버리고 그냥 떠났다. 그냥 버리고 떠난 게 아니라 엄청난 빚을 남기고 떠났다. 저는 엄마가 아닐 뿐이지 저 역시 세상에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이선도 엄마로 인해 엄청난 빚을 끌어안고 헤쳐 나가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저도 40대 때지만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런 걸 봤을 때 '나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영화 제목을 처음 본 정가은은 '내 인생'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목은 그렇지만, 제목만 보고도 끝에는 '별 볼일 인생이 아니다'라고 결론이 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반어법으로 해놓은 게 더 좋았다. 누구나 내 인생 참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의 화려한 인생이 많이 올라온다. 그런 거 보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 호캉스하고, 명품 가방에 좋은 차 등 이런 게 많이 올라온다. 저는 그걸 보면서 '내 인생 별 볼 일 없다'는 생각한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 싶다. 다들 분명히 별 볼이 다 있다"고 강조했다.

정가은의 새해 목표는 '일주일에 네 번 일하기'다. 그는 "영화 찍고 나서 조금 쉬었다. SNS에도 올렸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많고 주 4회만 일하자는 것이 목표다. 주 4회 일하면 다른 생각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주말 하나 끼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딸 소이에게 엄마로서 목표는 "자랑스러운 엄마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적으로 명예로운 게 아니어도 엄마가 대단한 배우가 아니더라도 엄마는 엄마 일을 열심히 하고 엄마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면 충분히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가은은 "영화에서 이선이 '인생 뭐 있나. 한 방이지'라고 말을 하긴 한다. 하지만 진짜 한 방이라서 한 방이라고 한 건 아닌 거 같다. 인생이 한 방 같아 보이지만, 내 인생은 내가 주도적으로 진취적으로 뭐든지 내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가은은 "20~30대 때 능력 있는 남자 만나서 기대는 삶, 내가 주도가 아닌 그런 삶에 대해 생각했었다. 살아보니 결국은 그런 남자를 만나든 안 만나든 내 인생은 내가 주인이 돼 헤쳐 나가고 진취적으로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누가 대신해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잠시는 있지만 모든 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정가은 /사진제공=비플릭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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